[이사회 모니터/DL이앤씨]디벨로퍼 전략 속 '재무위원회' 위상 주목②이사회 내 위원회 중 가장 많은 18회 활동…투자 의사결정 늘어 힘 실릴 듯
이정완 기자공개 2021-03-11 11:03:3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새출발한 DL이앤씨는 디벨로퍼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자체 사업을 강조할수록 더욱 주목받는 이사회 내 위원회가 있다. 바로 재무위원회다. DL이앤씨의 재무위원회는 과거 대림산업 시절과 마찬가지로 이사회에서 위임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DL이앤씨 재무위원회는 총 3명의 등기임원으로 구성돼있다. DL이앤씨는 "재무위원회에서 주식 취득, 자금 차입, 국내외 투자결정 등 이사회에서 위임한 재무 관련 사항들을 심의, 의결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림산업에서 DL이앤씨로 바뀌며 재무위원회 구성에 약간의 변동이 생겼다. 기존 대림산업 시절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 구성이다. 사외이사 비중을 늘려 투명성을 높이려 했다.
지난해 대림산업 재무위원회에는 각 건설업과 화학업을 맡고 있는 배원복 대표이사와 김상우 대표이사가 모두 참여했지만 올해 DL이앤씨에서는 마창민 대표이사만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이충훈 법률사무소 씨엠 대표 변호사와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가 속해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대림산업 재무위원회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회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더불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실·회계감독국·법무실에서 7년간 일한 경력이 있어 금융 투자 전반에 대해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DL이앤씨 재무위원회는 회사가 분할되기 전인 대림산업 시절부터 운영돼 왔다. 대림산업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이사회에서 재무위원회를 운영했을 정도로 투자 의사결정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대림산업의 모든 이사회 내 위원회 중 가장 많이 개최된 곳도 재무위원회였다.

대림산업 이사회는 지난해 총 13회 개최됐으나 재무위원회는 이를 뛰어넘는 18회 열렸다. 지난 1년 동안 다른 위원회인 내부거래위원회가 7회, 감사위원회가 5회, 보상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2회 열린 것을 감안하면 활동 빈도가 높았다.
재무위원회에서는 주로 개발 사업 책임준공계약, 펀드 지분 투자, 계열사 자금 대여와 관련된 안건에 대해 승인하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회사인 만큼 주택 시공에 대한 책임준공계약 승인 안건이 가장 많았다. 디벨로퍼 사업을 위한 PFV 지분 투자, 부동산 펀드 투자도 눈에 띈다.
DL이앤씨 이사회는 회사 자본 및 자산 규모 대비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투자, 주식 취득, 신용 공여 의사결정 등을 재무위원회에 위임했다. 자본총계의 5% 미치지 못하는 회사채 발행과 자본총계 2.5% 미만 국내외 신규 투자 및 주식 취득 등이다.
DL이앤씨 재무위원회는 앞으로도 활발히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보다 활동이 늘어날 수도 있다. DL이앤씨가 분할을 계기로 디벨로퍼 중심 사업모델 전환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 1월 출범 후 회사 중기 전략을 밝히며 디벨로퍼 및 도시정비 사업 비중을 2020년 47%에서 2023년 76%까지 늘리기로 했다. 주택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꾀할 수록 재무위원회의 책임준공계약 승인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벨로퍼 사업 방향성도 지분 투자 중심으로 잡았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분할을 발표 시 "투자 회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단기 이익실현이 가능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펀드, PFV 투자 승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러한 투자 판단 또한 재무위원회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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