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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진심’ 라임 제재심 녹였다 분조위 100% 수용, 소비자 구제 노력…착한금융 앞세워 조직 개혁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26 07:53:5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의 진심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당초 라임펀드 부실 책임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진 행장은 최종 판결에서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졌다. 그동안 피해자 구제 및 보상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23일 새벽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제재심 결과를 발표했다. 제재심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당초 문책 경고(상당)에서 주의적 경고로 한 단계 낮췄다.

금감원의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에 해당해 현직 임기 종료 후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이번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제재심은 지난 22일 오전 시작됐다.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 및 제재심의국과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지주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장장 16시간 만인 23일 새벽 1시에 결론이 났다.

이날 제재심은 법률대리인 포함해 다수의 회사 측 관계자들과 검사국의 진술 및 설명이 이어지며 치열한 공방이 계속됐다. 상호 반박 및 재반박 등 첨예하게 진행됐다.

제재심은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면서 길게 진행됐다. 위원들은 제반 사실관계 및 입증자료 등을 면밀히 살피는 등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최종 의결했다.

신한은행에 대해선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업무의 일부정지 3월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당초보다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진 행장에 대한 징계도 기존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감경됐다.

신한금융지주에 대해선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지배구조법) 위반으로 기관주의하고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당초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에서 요청한 대로 주의로 조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라임펀드 부실에 따른 소비자 배상 노력을 적극 펼친 점이 징계 수위를 한 단계 낮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도 신한은행의 소비자 배상 및 피해 회복 노력에 대해 ‘제재 수위 감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라임CI펀드에 대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라임펀드 제재심을 하루 앞두고 조정안 적극 수용을 결정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 19일 신한은행에 라임펀드 2건에 대해 각각 투자 원금의 69%, 75%를 배상하고 나머지 건은 40~80% 한도에서 자율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신한은행은 분조위 배상안에 따라 배상비율이 확정된 2명의 고객이 동의할 경우 배상금을 즉시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의 라임펀드 전액 반환 조치를 수용했고 손실이 미확정난 펀드에 대해서도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며 적극적인 피해자 구제 노력을 했다”며 "다른 고객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신속히 배상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조위 권고 수용은 진 행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결과다. 진 행장은 평소 ‘착한금융’ 실천을 위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특히 그가 취임하기 이전부터 판매하던 라임펀드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상반기 피해자 구제 노력에 적극 나섰다.

한편에선 불완전 판매 재발 방지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PI)를 대폭 개선하면서 고객가치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신한은행은 ‘고객 자산을 불려주고,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완전하게 판매하는 고객중심 영업문화 정착’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KPI 배점도 1000점 만점에 100점으로 높였다.

KPI는 은행의 경영목표를 수치화 해 각 영업점 및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내부자료다. 영업점 및 직원들은 이 자료를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펼친다. 일종의 영업 지침서로 KPI 설계 방향에 따라 은행의 여수신 및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등 영업활동 방향이 미세조정된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라임펀드 현장 조사가 열리기 이전부터 진 행장이 행내 전반의 조직 문화를 바꾸고 금융소비자 보호 가치 정착을 위해 여러 제도적인 개혁을 추진했다”며 “그동안의 방식에서 벋어나 착한금융을 실천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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