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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대신운용, SK하이닉스 스톡옵션 '반대, 또 반대'②경영성과 연동되지 않는 '고정부' 성격 지적…대신경제연구소 자문 반영

이돈섭 기자공개 2021-05-28 12:57:21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운용이 2년 연속 SK하이닉스 스톡옵션 부여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SK하이닉스 스톡옵션이 고정부라는 점을 들어 경영성과에 연동하지 않는 권리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대신운용은 2017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정부 스톡옵션 관련 안건에 대해 꾸준히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대신운용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의결권행사 내역에 따르면 대신운용은 지난해 4월 초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최근 1년간 13개 기업 68개 주주총회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과 반대, 중립 등 3가지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이 기간 찬성 의견은 64건, 반대 의견은 4건으로 집계됐다. 반대율은 5.9% 수준이었다.

대신운용이 반대 의견을 던진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인 에프앤에프와 SK하이닉스 등 두 곳이다. 에프앤에프 정기주총에선 정관변경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 등 2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고, SK하이닉스 정기주총에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안건과 스톡옵션 부여분 승인 안건 등에 제동을 걸었다.

눈에 띄는 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1년 전에도 같은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대신운용은 2019년 3월 SK하이닉스 정기주총에서 스톡옵션 승인 안건과 스톡옵션 부여분 승인 안건 등에 반대표를 던졌다. 1년 뒤 SK하이닉스는 같은 안건을 올렸는데, 대신운용은 이때도 1년 전과 같이 반대 의견을 냈다.

SK그룹은 2017년부터 최고경영자 수준의 고위 경영진 등에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2002년 스톡옵션 제공을 중단한 이후 15년 만에 해당 제도를 부활시켰다. SK하이닉스도 2017년 주요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김동섭 사장을 포함한 임원 14명에게 106억7665만원 규모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는 SK하이닉스 자기주식 중 보통주 8만1632주를 제공했는데 행사가격은 13만6060원, 행사기간은 2023년 3월31일부터 2026년 3월30일까지다. 앞으로 2년 내 퇴임하는 경우에는 취소될 수 있다. 해당 안건은 주총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SK하이닉스의 25일 종가는 12만3000원. 1년 전과 비교해 51.1% 올랐다.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만큼,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다. 문제는 SK하이닉스의 스톡옵션이 고정부라는 것. 부여시점에서 행사가격 산정방법만 정하고 나머지는 성과지표에 연동 시켜 놓는 변동부와 달리, 고정부는 부여 시점에서 주식 수와 행사가격 등을 모두 정해놓고 있다.

의결권행사 자문기관인 대신경제연구소는 고정부 스톡옵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고정부 스톡옵션 안건 관련, 회사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주주가치에 반한다고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17년 대신운용과 계약을 맺고 안건 분석을 자문하고 있다.

대신운용 관계자는 "대신운용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부분 기업들에 대해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자문을 받아 활용하고 있다"면서 "투자기업 안건 분석을 위해 의결권행사 위원회가 무조건 개최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의결권 행사에 위원회 결의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 해당 운용담당 임원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운용이 의결권행사를 공시한 2017년 3월부터 현재까지의 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많게는 5건, 적게는 2건 등 고정부 스톡옵션 도입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대표를 받은 종목은 SK하이닉스 외에 SK텔레콤, 바이로메드, 아프리카티비, 신라젠 등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았다.

즉 대신운용은 2017년 이후 정기주총 안건에 고정부 스톡옵션 도입 안건을 꾸준히 올렸고, SK하이닉스가 대신운용 의결권행사 대상기업 리스트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걸러졌다는 해석이다. 대신운용은 특정 펀드 자산의 5%를 투자했거나 총 100억원 이상 투자한 기업을 의결권행사 공시 대상 법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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