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3형제 재원 마련 방법은? 주목받는 'RSU' [진격의 3세 한화]⑧새롭게 등장한 든든한 재원...김동관 사장 직접 ㈜한화 지분율 높일 수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1-09-29 13:42:28
[편집자주]
한화의 '3세 경영'은 이제 막 업계에서 언급되는 주제는 아니다. 태양광·금융 계열에서 존재감을 키워오던 3세들의 행보는 2010년대 후반부터 조명받아왔다. 그러다 2020년대가 시작되면서 한화그룹 3세들의 본격적인 그룹 경영 행보가 시작되고 있다. 그룹내 영역이 넓어지고 그들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한화의 투자 기조도 새로운 세대에 걸맞는 사업 위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3세 시대 한화그룹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한화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재계에선 김동관 사장이 직접 ㈜한화 지분을 매입하거나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회사를 통해 ㈜한화 지분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보유한 ㈜한화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각각 4.44%, 1.67%, 1.67%다. 김승연 회장의 지분율 22.65%과는 차이가 크다.
◇새롭게 떠오른 재원 'RSU'
㈜한화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가운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김 사장에게 새로운 재원으로 떠올랐다. RSU는 지난해 2월 한화그룹이 국내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성과보상 제도다.
주로 실리콘밸리 등 미국 기업들이 시행하는 제도로 일부 임원들에게 자사주를 배정한 뒤 회사가 내건 조건을 충족하면 이를 지급한다. 부여 대상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으로 이사회에서 매년 대상자를 선정한다.
김 사장은 현재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 RSU를 받고 있다. ㈜한화에서는 전략부문장을 지내고 있고 한화솔루션에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은 2분기 말 기준으로 ㈜한화 RSU 13만6972주(주식 및 주식가치연계현금 포함)를 보유 중이다. 아직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지분율에는 계산되지 않는 수치다. 이를 더하면 김 사장의 ㈜한화 지분율은 현재의 4.44%에서 4.63%로 소폭 높아진다.
김 사장은 RSU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에는 ㈜한화에서 RSU를 받지 않았으나 올해 초 이사회 의결을 통해 받게 됐다. 김 사장이 현재 보유한 RSU는 ㈜한화에서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이 받은 금춘수 부회장(8만6508주)보다도 5만주 이상 많은 수치다.
특히 ㈜한화 RSU는 김 사장이 직접 ㈜한화 지분율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RSU는 매년 초 이사회를 통해 부여 대상과 금액이 결정된다. 주요 임원을 오래 지내면 매년 RSU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RSU는 자사주로 지급된다. 현재 ㈜한화가 보유한 자사주는 627만878주(지분율 8.4%)다.

한화그룹이 김 사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을 포함해 RSU 도입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계열사에서 받은 RSU는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 ㈜한화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에서도 RSU 7만8422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됐을 당시 4만9658를 받았고 올해 역시 추가로 받았다. 지난해 받은 RSU는 2030년 1월, 올해 받은 RSU는 2031년 1월 주가에 따라 지급액이 확정된다. 현재 가치로는 모두 더해 32억원 수준인데 10년 뒤 주가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화솔루션의 자사주는 69만9237주, 현재 가치로는 285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지난해 RSU를 도입했다. 다만 누구에게 얼마만큼씩 지급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 사장이 올해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김 사장에게도 RSU가 지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주 6만588주를 보유 중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도 한화생명으로부터 지난해 RSU 39만3144주를 받았다. 현재 가치는 14억원 수준이다. 올해 역시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 역시 10년 뒤 지급 시점 주가에 따라 최종 지급액이 확정된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 역합병으로 많아진 선택지
10월1일자로 김동관 사장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자회사 한화에너지에 역합병되면 재원 마련의 선택지도 많아지게 된다.
우선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김 사장은 구주 매출에 따른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한화그룹이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를 통해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매입해도 김 사장이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배당 수익 역시 기대할 수 있다. 한화그룹 3형제는 그동안 에이치솔루션에서 받던 배당금을 한화에너지를 통해서 받게 된다. 에이치솔루션이 최근 5년 동안 김 회장의 세 아들에게 배당한 현금은 1875억원에 이른다. 한화에너지는 앞서 4월 5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하며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사들여 김 사장이 간접적으로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에이치솔루션도 ㈜한화의 지분을 지속해서 매입했다. 에이치솔루션의 ㈜한화 지분율은 5.19%인데 이 지분도 모두 한화에너지 소유가 된다.
한화에너지는 자금력이 에이치솔루션보다 훨씬 큰 만큼 지분율을 높이기 한층 쉬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 지분도 51.7% 보유 중이다. 한화임팩트가 상장하면 한화에너지는 구주 매출로 추가 자금도 쥐게 된다.
합병 이후 한화에너지로 넘어가는 한화시스템 지분에도 관심이 쏠린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3.41%를 보유 중이다. 합병 이후 한화에너지가 한화시스템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통해 ㈜한화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이다.
에이치솔루션에서 한화에너지로 이관될 한화시스템 주식 수는 1478만5550주다. 최근 한화시스템 주가 추이(2만원 안팎)를 감안하면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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