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파-크릿벤처 글로벌 게임 펀드 결성기]도전 성공 이끈 키맨 게임 '통' 송재준·박상호③산업 전문가와 게임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 첫 번째 협업
이명관 기자공개 2021-11-05 13:03:25
[편집자주]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크릿벤처스가 합심해 대형 펀드를 결성했다. 2차에 걸친 멀티클로징을 통해서 결성 목표치를 채우는 성과를 올렸다. 주목할 점은 정책자금이 배제된 순수 민간자금 펀드라는 점이다. 이 펀드의 결성 히스토리와 의미 등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다수의 대형 게임사가 LP로 참여한 '글로벌 인터랙티브 콘텐츠' 펀드의 힘은 '사람'이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와 박상호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송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공동운용을 맡은 크릿벤처스의 수장이기도 하다.그는 게임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컴투스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박 이사는 게임 전략가로 불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이번 펀드를 기획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의 시너지에 LP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 전문가 송재준 대표
송 대표는 친형인 송병준 대표와 창업 시기부터 동고동락을 함께해 온 사실상 동업자격 임원이다. 약 20년동안 모바일게임 산업의 태동기와 전성기를 모두 겪은 만큼 신사업을 조망하는 인사이트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그에게 붙는다.
송 대표는 형인 송 의장과 마찬가지로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출신이다. 송 의장이 게임빌을 창업한 당시부터 함께했다. 송 대표가 게임빌에 합류한 시기는 2002년이다. 게임사업본부를 이끌던 그는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한 2013년부터 컴투스의 사업전략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형의 그들에 가려져 있었지만 지금의 컴투스는 송 대표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 송 대표는 컴투스 내 전략 기획 및 사업 추진 관련 실무를 도맡아왔다. 전략실에서 아이디어 혹은 지적재산권(IP)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이를 송 대표가 최종적으로 의사결정하는 형태로 전해진다.
이에 투자활동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던 컴투스가 설립한 VC인 크릿벤처스도 송 대표가 도맡았다. 크릿벤처스는 지난해 출범한 신생 VC로 LP 출자 제안을 한 한국투자파트너스에게 역으로 공동운용을 제안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이번 글로벌 인터랙티브 콘텐츠 펀드에 공동운용을 제안한 것도 사업 확대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사실 그는 일찌감치 글로벌 공략에 관심이 컸다. 송 대표는 컴투스의 대표작인 '서머너즈워'의 글로벌화에도 앞장섰을 정도다.
◇게임사 직원에서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박 이사는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게임 섹터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커리어 시작도 게임사였다. 경영학을 전공했던 박 이사는 졸업 후 NHN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NHN은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쳐져 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게임 관련 업무를 하던 중 2009년 스마트폰의 도입과 함께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NHN에서 스마트폰 게임사업팀을 신설했고 박 이사는 게임 소싱 담당으로 합류하게 됐다. 이때 주류였던 피처폰과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게임 개발사들을 만나게 됐다. 그는 이때부터 패러다임의 변화에 편승해 벤처캐피탈리스트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컨설팅펌으로 적을 옮겼다가 NHN에서 동고동락했던 박영호 조이시티 대표가 재직하고 있던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인연이 닿았고, 이직으로 이어졌다.
그는 관심 영역이었던 인터넷·소프트웨어 전반을 주력으로 삼고 투자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네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개발한 록앤올을 발굴해 1호 투자에 나섰다. 그러다 2015년부터는 주력 투자분야를 게임으로 좁혔다. 지역과 인종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한 번 성공하면 장기간 수익률을 안겨주는 매력에 빠졌다. 특정 산업을 타깃하는 만큼 지역에 따른 페널티는 없앴다. 단순히 게임 개발사에 국한되는 게 아닌 인터랙티브 콘텐츠(interactive content)로 정의해 폭 넓은 투자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그는 국내 대표 게임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성장했다. 그는 글로벌 게임산업 헤게모니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과 함께 글로벌 게임시장 톱4로 뽑히는 곳인데, 이러한 점을 적극적으로 파고든 덕분에 국내 벤처캐피탈이 가지 못했던 글로벌 게임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해나가고 있다.
그가 투자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대목은 사람이다. 어떤 이들이 모여있는지, 어떤 컨셉을 가졌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사실 게임산업은 바이오산업과 유사하다. 맨파워가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대표 요인이다. 여기에 경영진의 역동성까지 두루 살핀다. 자신들만의 에고를 고집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집단이 마일스톤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투자활동을 벌이면서 그는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특히 그는 남다른 친화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피투자기업은 물론이고 다른 글로벌 투자사들과도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글로벌 투자에서 가장 어렵다는 문화적 장벽이 박 이사에게는 이렇다 할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 투자 성과도 좋았다. 그는 자신의 철학에 대한 근거를 스스로 증명해낸 셈이다. 그리고 이번 '글로벌 인터랙티브 콘텐츠' 펀드를 결성하는 데도 이런 그의 네트워크는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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