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비트 "거래소 핵심역량은 보안…대충없이 올인" [재도약 나선 코인거래소]②콜드월렛 설치하려 사옥까지 이전, 해킹 가능성 원천 차단
노윤주 기자공개 2021-12-31 07:31:44
[편집자주]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위기가 찾아왔다. 은행과의 계좌연동 계약에 실패하면서 원화마켓을 닫고 '코인전용 거래소'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있다. 더벨에서는 재도약을 꿈꾸는 중소 코인 거래소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로비트(오션스)는 자사 핵심역량으로 보안을 꼽았다. 탄탄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사전 준비 기간만 2년을 투자했을 정도다. 최근에는 가상자산을 오프라인에 보관하는 '콜드월렛'을 설치하기 위해 더 넓은 곳으로 사옥을 옮겼다. 고객의 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거래소로 거듭나겠다는 게 프로비트의 목표다.◇우상철 CTO '서버 다운 안 되는 거래소 직접 만들겠다' 결심
이런 행보에는 경영진의 철학이 묻어난다. 공동창업자인 우상철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보안과 거래 시스템에 누구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우 CTO는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의 대학교 2년 선배다. 먼저 프로비트 창업을 준비하던 중 변호사로 활약했던 도 대표에게 공동 사업을 제안했다.
우 CTO는 지그재그소프트, 리눅스인터내셔널 등을 창업하면서 20년 동안 IT업계에 종사했다. 디도스(DDos) 공격 방어, 거래엔진 구축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전문가다. 자연스럽게 신생 IT 기술인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7년 '비트코인 붐' 당시 급등한 거래량에 거래소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빠르고 안전한 거래소를 직접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결심을 실천으로 옮긴 우 CTO는 초기 단계에서 다량의 거래가 몰려도 다운되지 않는 매칭 엔진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중순 초당 15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다양한 종류의 가상자산을 상장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 부분에도 공을 들였다. 각기 다른 블록체인에서 운영되는 코인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프로비트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라 요건 미달의 가상자산을 상장폐지하기 전 300종 넘는 가상자산의 거래를 지원했었다.
◇보안 강화하려 사옥 이전, 관행과 타협 안 해
프로비트는 고객 예치금 포함 전체 가상자산의 70%를 콜드월렛에 보관 및 저장하고 있다. 콜드월렛은 오프라인 상태에서 운영하는 가상자산 지갑을 뜻한다. 하드웨어, USB, 종이 등 다양한 실물 형태로 콜드월렛을 만들 수 있다.
콜드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옮길 때 여러번의 연결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럼에도 콜드월렛을 선택하는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인터넷이 끊긴 상태에서 가상자산을 보관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터넷을 타고 들어와 해킹을 시도하는 게 불가능하다.
올해 초부터는 특금법에 따라 모든 가상자산거래소가 보유 자산의 70%를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프로비트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 이전부터 자산의 7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었다"며 "거래소 설립 이후 한 번도 해킹을 당하지 않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프로비트는 올해 콜드월렛을 보관하는 금고를 만들기 위해 더 큰 장소를 찾아 사옥을 이전했다. 은행처럼 대형 금고를 만들고 그 안에 콜드월렛을 저장하고 있다. 관리자와 감시자, 책임자까지 총 3명의 인증을 모두 받아야만 금고에 출입할 수 있다. 누군가 사옥에 들어와 콜드월렛을 훔쳐 가는 사태까지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다.
프로비트 관계자는 "도현수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보완과 시스템에 소홀했던 과거 관행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계속 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력과 보안에 초점을 맞춰 시장 건전화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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