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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인오가닉 성장 전략]판 커지는 스타트업 M&A, 스케일업 기업도 큰손 부상①'신사업 확장+입지 공고화' 노림수, 유니콘 주도 판세 변화 '꿈틀'

양용비 기자공개 2022-04-06 07:25:31

[편집자주]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고유의 인프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수많은 스타트업이 인수합병(M&A) 전략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나 인수 등을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전략을 취하는 스타트업의 현황과 기대 효과, 청사진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인수합병(M&A)이나 투자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국내 산업의 근간이 제조업 기반이었던 만큼 신사업을 통한 확장보다 안정적인 성장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도 부족한 스타트업이 M&A에 소극적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M&A 시장에서 서서히 핵심 플레이어로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고유의 자원만으로는 성장이 더디다고 판단한 스타트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대부분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강점을 가진 사업은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작년 스타트업 인수 57건, 전년비 2.3배↑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형태의 M&A 판이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2021 스타트업 투자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이 타기업에 인수된 사례는 57건에 이른다. 2020년 25건에 비해 2.3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 수치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스타트업의 스타트업 인수 건수가 모두 포함됐다. 전체적으로 스타트업 인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매력적인 스타트업 매물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스타트업 간 M&A 시장은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전후 기업이 대부분 주도하고 있다. 쏘카나 토스, 무신사는 이미 스타트업 인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직방과 야놀자는 오히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사업부를 품으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무신사는 합종연횡 전략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기업 중 하나다. 패션 플랫폼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스타트업을 잇달아 품으면서 업계 톱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스타일쉐어와 에이플러스비(29CM 운영사)를 인수하는 데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토스와 쏘카 등도 스타트업 M&A에 적극적이다. 토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타다’ 운영사인 VCNC의 지분 60%를 빨아들였다. 핀테크와 모빌리티를 결합해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이었다. 쏘카는 전기자전거 운영사 나인투원을 인수해 모빌리티 업계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엔 새우가 고개를 삼키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 출신의 기업들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사업부를 흡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과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야놀자가 M&A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야놀자는 이미 대기업에 준하는 건실한 기업이 됐다. 지난해 12월엔 여행업계 전통 강자였던 인터파크의 항공부문을 인수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앞선 2016년과 2019년엔 경쟁 플랫폼이었던 호텔나우와 데일리호텔을 품으면서 여행 플랫폼 업계를 지배해왔다.

직방은 올해 1월 대기업 사업부를 인수했다. 삼성SDS IoT 사업부가 인수 대상이었다. 삼성SDS의 홈IoT 기술력을 활용해 스마트홈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판단으로 과감하게 거액을 투입했다.


◇스케일업 단계 스타트업, 핵심 플레이어 부상

최근에는 유니콘 전후 기업 뿐 아니라 스케일업 단계에 진입한 스타트업도 후배 새싹 기업들을 빠르게 삼키고 있다. 스케일업 단계 기업은 신성장동력 발굴보단 관련 사업을 강화하거나 산업군 내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로 M&A를 진행하고 있다. 스케일업 단계라 자금 여력이 풍부하지 않지만 리스크를 감내할 정도로 기대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워시스왓(세탁특공대 운영사)과 마이리얼트립(여행 플랫폼), 한국축산데이터(축산테크), 소셜빈(라이프스타일 제조기업), 더맘마(식자재 배송 서비스) 등은 각 업계에서 뚜렷한 입지를 구축했지만 아직 유니콘에는 이르지 못한 스타트업들이다. 이들도 시너지를 극대화할 스타트업을 선별해 품으면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 인수에 나서는 스타트업의 생애 주기 단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업계내 입지를 공고히 하거나 IPO로 가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스타트업이 합종연횡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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