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5년 단위 계획 발표, 구광모호 LG 미래 먹거리 확신 [투자에서 길을 찾다]⑥2018년 1년→2022년 5년으로 중장기 계획 발표...투자분야도 과거보다 상세히 공개
조은아 기자공개 2022-05-30 07:43:45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보다 많아진 투자 규모와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친기업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어보인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더벨이 주요 그룹의 명운이 걸린 투자 계획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16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5년 동안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의 63조원(4년)보다도 많다. 특히 앞서 2018년 문재인 출범 때 내놨던 계획과 비교해보면 5년에 걸친 중장기 계획을 내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시 LG그룹은 1년 투자계획을 내놓는 데 그쳤다.LG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R&D(연구개발)에만 48조원을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등 미래 성장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건 규모보다는 5년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규모는 사실 1년에 21조원 수준으로 이전에 발표했던 19조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LG그룹은 2010년대 들어 연간 15조~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LG그룹은 2017년 말 당시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만남 이후 2018년 19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그룹 가운데 최초였다. 19조원은 LG그룹으로선 최대 규모였고, 1년으로 봤을 때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다른 그룹들이 3년 혹은 5년 단위 투자계획을 밝혔던 것과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3년, 현대차룹과 롯데그룹, 한화그룹은 5년 단위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구본준 전 LG그룹 회장이 와병 중이었던 만큼 중장기 투자계획을 확정하고 발표하기에는 안팎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에 5년 단위 계획을 발표한 건 그만큼 구광모 회장 체제가 자리잡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만한 사업에 대한 확신이 섰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2018년과 비교해 투자내역 역시 한층 상세해졌다. 당시에는 전기차 부품, 자율주행 센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바이오 등 혁신성장 분야에 50% 이상의 투자를 추진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번에도 대부분 투자계획이 비공개이긴 하지만 과거보다는 자세히 내용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투자한다.
LG그룹 관계자는 "여전히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달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 자체가 그간 매년 해왔던 규모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LG전자나 LG화학 등 주력계열사에서 현금이 원활하게 유입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에만 영업현금흐름으로 2조1760억원이 순유입됐다.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면 매년 자체 현금흐름에서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전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만 영업현금흐름으로 2조6774억원이 유입됐다. 2020년에는 무려 4조6286억원이 유입됐다.

채용규모 역시 눈에 띈다. 연간 1만명, 5년 동안 5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규모가 훨씬 큰 삼성그룹이 5년 8만명 계획을 제시했고, SK그룹은 LG그룹과 똑같이 5년 5만명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은 구체적인 예상 채용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다른 그룹과 달리 '직접' 채용을 못박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LG그룹이 규모와 비교해 채용규모가 많은 건 안팎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김동연 당시 부총리가 주요 그룹 가운데 LG그룹을 처음 방문한 이유도 ‘상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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