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SK디앤디]녹색채권으로 신사업 힘 싣는 오영래 본부장SK건설 출신 재무전략가, 200억 조달로 에너지 디벨로퍼 전략 알리기
이정완 기자공개 2022-07-15 07:11: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앤디가 부동산 디벨로퍼를 넘어 친환경 에너지 디벨로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목적으로 이달 말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경북 군위 풍력발전 착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SK디앤디의 에너지 사업은 당초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측면이 있었다. 변화에 힘을 불어넣은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영래 경영지원본부장이다. 이번 조달 성공하게 되면 그가 견인한 재무전략이 마침내 빛을 발하게 됐다는 의미도 지닌다.
◇매출 비중 12%…친환경 홍보·자금 조달 '일석이조'
SK디앤디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당시 태양광 사업에 진출해 영암 F1 경기장(13.3MW), 당진에코파워(9.8MW) 등에서 태양광 단지를 시공·운영에 나섰다.
이후 풍력, 연료전지, ESS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풍력 사업에선 2015년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30MW)를 시작으로 현재 84MW 규모 풍력 발전소를 보유 및 운영 중이다.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지난해 SK케미칼 청주공장 유휴부지에 19.8MW 규모 청주에코파크 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매출이 집계됐다.
다만 에너지 사업 특성상 인허가와 이와 관련된 지역주민 설득 작업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 후속 프로젝트가 활발하지 못했다. 이 탓에 에너지 사업은 아직 SK디앤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초반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에너지와 ESS 사업을 모두 합한 매출은 171억원으로 연결 기준 매출(1444억원)의 12%를 차지했다.
시장의 기대에 비해 착공이 늦어진 대표적인 사업이 경북 군위 풍력발전 프로젝트다. 2010년대 중반 경북 군위군과 함께 사업을 준비했으나 아직 공사에 돌입하지 못했다.
SK디앤디 CFO인 오영래 경영지원본부장은 에너지 사업을 알리고 자금도 조달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녹색채권 발행을 택했다. 이달 27일 2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녹색채권이 최근 ESG 투자 트렌드에 발맞춰 친환경 신사업을 알리는 효과가 크다고 평가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녹색채권 등 ESG 채권은 발행사와 기관투자자 양측 모두 ESG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는 홍보효과가 크다”며 “투자금을 모집하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디앤디는 녹색채권으로 마련한 자금 전액을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경북 군위 풍력발전,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에 각 40억원씩 투입하고 산안 우이 해상풍력에 60억원, 제주 위미 태양광에 20억원, 칠곡 연료전지에 4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녹색채권 자금 투입 프로젝트에 그 동안 공사가 지연됐던 경북 군위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포함돼있어 눈길을 끈다. SK디앤디는 오는 3분기 착공에 돌입해 매출 인식을 시작할 계획이다.
SK디앤디는 에너지 사업 트랙 레코드를 바탕으로 육상·해상풍력 분야에서 약 1200MW 개발을 추진 중이다. 태양광 사업은 540MW, 연료전지 사업은 270MW 규모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2017년 SK디앤디로 이동…추가 조달 과제
이번 녹색채권 발행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오영래 본부장이다. 오 본부장은 2017년 상무 승진 후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CFO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가치성장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오 본부장은 SK디앤디에 몸담기 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에서 오랜 기간 재무 전략가로 경력을 쌓았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SK건설에서 경영분석팀장, 투자법인관리팀장, 기획운영실장 등을 거쳤다.
2019년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 전까지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이 때의 인연이 바탕이 돼 SK디앤디에 합류한 것으로 관측된다. SK디스커버리는 SK디앤디 지분 34.09%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오 본부장은 이번 녹색채권 발행을 마친 뒤 추가적으로 사업비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SK디앤디가 녹색채권 조달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프로젝트의 총사업비가 3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791억원인 만큼 에너지 디벨로퍼로 성장을 위해 추가 자금을 모으는 것이 앞으로 그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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