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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환율 착시' 원풍, 태양광 카드 '만지작'①PVC 자재업 수익성 부진 지속, 지난해 외환차익 '반짝 효과'…옥천에 설비 구축 준비

구혜린 기자공개 2022-07-21 08:20:55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타포린(방수포) 전문기업 원풍이 태양광 사업 진출을 놓고 고민 중이다. 국내 타포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수익성 부진에 새 먹거리를 발굴하려 하고 있다. 충북 옥천에 있는 공장 내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등 연내 사업 기반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자재값·환율'에 순이익 부침, 3번째 소속부 변동

원풍은 1992년 코스닥 상장 후 소속 부서 변동을 세 차례 겪었다. 2016년 중견기업부 소속이던 원풍은 벤처기업부를 거치지 않고 단번에 우량기업부로 승격됐다. 그러다 2020년 다시 중견기업부로 소속부서가 변경됐다. 올해 5월 우량기업부로 재편입됐다. 소속부 변경 요인은 모두 당기순이익 때문이다.

2015년은 원풍의 전성기였다. 당시 원풍은 연결기준 매출액 826억원, 영업이익 91억원, 당기순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수준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었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7% 늘었다. 중국 합작법인 손상차손 인식으로 당기순이익은 20억원 수준 증가에 그쳤으나, 이때 실적으로 이듬해 5월 우량기업부에 입성할 수 있었다.

2017년부터 위기감이 고조됐다. 원풍은 2017년 업황 부진 여파로 매출이 줄어들었고, 옥천공장 준공으로 영업이익도 축소됐다. 이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패션원단 및 관공서 유니폼 등을 생산하던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원풍말레이시아)이 2018년 6월 말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설상가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최저점을 찍었다.

실적이 회복된 건 코로나 확산 시국에서다. 원풍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2015년 이후 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원풍이 거래처를 거치지 않고 직수출한 매출(657억원)이 전년대비 200억원가량 늘어난 덕분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증가분의 대부분 미국 향 매출이었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 증가는 환율 상승에 따른 '반짝 효과'였다. 원풍은 지난해 연결기준 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39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는 영업외수익이 늘어난 영향인데, 특히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총 16억원 수준에 달했다. 원풍이 올해 우량기업부로 재편입된 데는 지난해 환율 영향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저가 물량에 경쟁 심화, '친환경 돌파구' 모색

원풍의 본업 기초체력이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산업·광고용 자재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제한된 상태에서 경쟁 심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원풍의 시장점유율은 20~25% 수준으로 국내 업체 중에선 스타플렉스(25%), 희성(15%) 등과 경쟁 중이다. 나머지 40%는 중국·동남아시아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저가 전략으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는 상태다.

자회사가 예전처럼 힘을 못 쓰고 있기도 하다. 2018년 상반기 말레이시아 법인이 원단 생산을 중단한 것도 중국의 저가 물량 경쟁력에 밀려서다. 이후 원풍은 말레이시아 법인을 청산하지 않고 임대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20년부터 기존 토지와 공장을 다른 회사에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2016년 매출 16억원, 순이익 3억원에 달했던 실적은 지난해 순이익 1400만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원풍은 태양광사업에 진출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난 3월 원풍은 정관상 사업목적에 '태양광발전사업 및 전기판매업'을 추가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를 통과시켰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장 경쟁 심화 여건과 원자재값의 등락, 환율 변동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원풍은 친환경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기존 폴리염화비닐(PVC)에 의존하던 산업·광고용 방수 제품을 독성이 적은 열가소성 폴리올레핀(TPO), 열가소설 폴리우레탄(TPU),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등 소재로 다변화했다. 또한 PVC를 사용하지 않아 100% 재활용이 가능한 이노그린(INNOGREEN) 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다양한 친환경 자재를 다룬 경험이 태양광 산업 진출을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사업 로드맵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다. 원풍 관계자는 "옥천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경영진에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결정하기 전이라 신사업에 진출한다고 단언하긴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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