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의 경제학 2.0]5년 만에 '자유의 몸' 된 이재용, 글로벌 경영 박차②2017년 구속 후 걸린 법적족쇄 완전 풀려, 해외인맥 복원 위한 출장 잇따를 듯
원충희 기자공개 2022-08-16 09:14:55
[편집자주]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복권을 결정했다. 정권마다 항상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기업인 사면 이슈는 국민 대통합과 경제 활성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 더벨은 사면복권 받은 기업인들의 전후 행보를 통해 재벌 사면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산업적 효용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관련 혐의로 구속된 지 5년 만에 사면 복권됐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복권 취지인 만큼 그의 어깨에는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 투자·고용 확충 등 보이지 않는 책무와 소임이 얹어져 있다.그동안 해외출장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탓에 그룹 활동에 중요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못했다. 특히 전 세계 경제, IT, 미디어 거물들이 모이는 '선 밸리 콘퍼런스'에는 6년째 불참이다. 글로벌 인맥 복원을 위한 출장도 잇따를 전망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해외출장 등 광폭행보 나설 듯
법무부는 12일 총 1638명의 8월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경제인 4인의 특사 대상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뇌물혐의로 첫 구속된 후 그 해 8월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으나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재수감됐다.
이후 지난해 광복절 때 가석방으로 풀려났으나 여전히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묶였는데 이번 복권처리가 되면서 그를 옥죄는 모든 법적 족쇄가 풀린다. 아직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남아있지만 일단은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 역시 한층 더 광폭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취업제한 규정이 풀림에 따라 등기이사 및 회장직 승계도 마무리될 수 있다. 그간 나서지 못했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경우 2009년 특사를 받은 뒤 세계 곳곳을 누비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추가적인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앞서 5월 이미 5년간 45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라 당장은 낼 게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는 계속 돈이 들어가야 하는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경우 올해 하반기 목표로 중인 P3라인에 이어 P4~P6라인도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며 "만약 추가투자 계획을 발표한다면 향후 들어갈 투자들을 총 망라해서 얘기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M&A 행보도 가속
취업제한 족쇄가 풀리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위해 잇따른 해외 출장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 등 눈앞에 놓인 난제를 고려하면 활동 보폭을 넓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은 삼성전자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이끄는데 공헌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 코로나19 백신 수급 난항 등 국내 경제·사회 위기 때마다 이 부회장이 소방수 역할을 맡을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먼저 찾은 것도, 이 부회장이 일본 경제단체 수장들을 만나는 등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팔을 걷을 수 있던 이유다.

이 부회장은 얼마 전 열린 선 밸리 콘퍼런스에도 불참했다. 전 세계 경제거물들이 모이는 행사에 유일하게 초청받는 한국기업인이지만 올해로 6년째 불참이다. 그는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거의 매년 선 밸리에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 간에 스마트폰 소송이 한창이던 2014년 이 부회장이 선 밸리에 참석해 팀 쿡 애플 CEO를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미국을 제외한 특허소송이 상호 취하됐다"며 "아마존의 워싱턴포스트 인수 등이 이 자리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터라 그만큼 실기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주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오너가 돌아온 만큼 M&A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주가 '6만전자'로 불릴 만큼 떨어진 터라 상승호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연내 적당한 시기에 회장직으로 승진할 경우 사이즈 있는 M&A 발표는 이 부회장의 오너십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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