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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총력전' 채권 전문가들의 평가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자금시장 안정화 기대...온기 도는 건 내년 하반기 정도 돼야"

안준호 기자공개 2022-11-01 07: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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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가 국내 단기자금 시장을 풍전등화로 몰아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50조원+α'의 컨틴전시 플랜을 발표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지켜봐야 한다. 그중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지적받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심각한 유동성 미스매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벨이 직면한 단기자금 시장 현안과 위기 극복 방안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경색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전방위적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 정책의 효과성과 향후 전망에 대해 의견이 어느 때보다 분분하다.

채권 시장을 누구보다 면밀히 관찰하는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들에게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을 물었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강력하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원 규모나 정책 수단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마중물'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증권사 단기 유동성 공급에 초점...해소 의지 보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1차 추가 캐피탈 콜(펀드자금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역시 대출 적격담보증권과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대상을 은행채와 공공기관채로 확대하기로 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정책이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A: 통화정책이 긴축기조로 돌아선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 정책에 대해 '엇박자'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직접 나서긴 어려우니,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큰 시중 은행의 번 정책은 규제를 풀어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등장했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나 금융안정대출을 제외하면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사용했다.

B: 금융당국이 사태를 촉발한 '약한 고리'인 증권사들의 단기 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잘 맞췄다. 이번 문제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펀드(PF) 자상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수요가 자취를 감추며 시작됐다. 현재는 증권사들이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12% 이상의 고금리로 시장에 CP 매물을 내놓고, 이 때문에 CP 금리가 다시 상승하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C: 10월 들어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가파르게 진행됐는데, 이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발표 이후 실제 자금이 투입되는 시기까지 굉장히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향후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충분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정책 효과는 언제쯤..."단기 영향은 제한적, 공급 규모 지켜봐야"

금융당국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 정책을 발표한 이후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도 일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크레딧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A: 시중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될 지 지켜봐야 한다. 2년 전 코로나19 당시엔 유동성 공급과 함께 저금리 환경이 맞아떨어졌다. 현재는 금리인상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만큼 '마중물' 역시 많아야 한다. 발권력을 가진 한국은행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요청도 있지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엇박자로 오히려 시장 불안이 초래된 영국 사례가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B: 코로나19 당시 지원정책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3월 24일 유동성 공급 정책이 발표됐다. 이후 크레딧 스프레드가 실제 축소했던 시기는 7월 즈음이었다. 주식과 달리 채권 시장은 정책이 발표되었다고 즉시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당시와 금리 차이는 있지만, 유동성을 직접 공급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정책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내년 하반기 온기 기대"

공모채 시장에는 미매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AA-), LG유플러스(AA) 등 우량 등급 이슈어들도 투심 확보에 실패해 미매각이 발생했다. 내년 회사채 시장 투심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과 올해보다 상황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공존했다.

B: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었던 근본적 원인은 긴축정책에 따른 유동성 부족에 있다. 이런 흐름이 바뀌려면, 즉 스프레드의 의미있는 축소가 있으려면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국면이 찾아와야 한다.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다. 회사채 투심 측면에서 이번 정책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빠르게 진행되었던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속도를 둔화시키는 정도다. 현재는 기관들도 금리인상으로 채권 평가손실을 많이 입었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없다.

C: 크레딧 시장 약세로 스프레드가 많이 올라왔고, 금리도 인상되면서 채권 수익률 자체는 과거보다 좋은 편이다. 투자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연기금이나 대형 보험사들에게는 좋은 투자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역설적이지만 이번 레고랜드 사태로 공사채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공사채 투자도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다.

◇"부동산PF, '뇌관' 여전...우량 사업장 선별해 지원 필요"

부동산PF 리스크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내년 사업성이 떨어지는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위험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니터링과 함께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A: 2019년 즈음 여전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져 규제 등으로 과열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조정을 받아야 될 시기에 시장이 오히려 과열되면서 리스크가 누적됐다. 가장 취약한 것은 브릿지론 등 본PF 전 단계다. 내년 상반기까지 두어 번 만기를 연장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 속출할 것이다.

B: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다 보면 성공도, 실패도 있을 수 있다. 시장 상황에 개발 주체들이 대응해야 하는 문제일 뿐 정부가 개입해 회생시킬 필요는 없다. 과거 부동산PF에서 나타났던 문제는 본PF 자체가 상환이 안되는 경우였다. 즉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높아 미분양이 발생하는 입주 리스크였다. 이 때는 사업성과 무관하게 대다수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는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아서 입주 리스크는 크지 않다. 우량 사업장을 선별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는 있다.

C: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당연히 위험하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의 경우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강원도라는 지자체가 보증한 A1 등급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처럼 자금조달 자체가 막히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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