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스마트오더 점검]날개 단 편의점, 플랫폼과 '동반 성장' 가능할까③매장 규모 무기로 픽업서비스 고성장…선두 업체와는 협업 사례도
안준호 기자공개 2025-04-09 07:51:15
[편집자주]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은 한국 주류 산업의 빈틈을 포착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시기 달라진 주류 문화도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5년차를 맞은 현재는 대기업 진출과 여전히 남아 있는 규제의 틈바구니 가운데 정체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스마트오더 플랫폼들의 현재를 짚어보고 향후 가능성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09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의점은 스마트오더 시장 개화와 함께 가장 많은 수혜를 본 업종으로 꼽힌다. 전국 방방곡곡에 깔린 5만여 개 점포를 거점으로 삼아 자사 모바일 앱을 키우는 주된 동력으로 활용했다. 현재는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았다.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에게 편의점은 강력한 경쟁 채널이다. 편의점과 비교하면 가진 장점은 시장 포지션이다. 프리미엄 주류 특화된 상품 소싱과 축적된 데이터 기반의 콘텐츠가 무기다. 업계에선 이를 바탕으로 편의점과 플랫폼의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편의점 ‘O4O 전략’ 핵심 연결고리, GS25·CU 등 주류 픽업 강화
국내 편의점 업계 ‘빅2’로 꼽히는 CU와 GS25는 지난 2020년 국세청 고시 개정과 함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미 기존에도 자체 모바일 앱으로 상품을 판매해왔기 때문에 주류 결제와 인증 기능만 추가하면 스마트오더가 가능했다.
도입 시기가 가장 빨랐던 것은 GS25다. 와인예약서비스 ‘와인25’에 스마트오더 기능을 더해 ‘와인25플러스’로 론칭했다. 규제 완화 3개월여 만인 2020년 7월 수도권 중심으로 도입이 이뤄졌다. 비슷한 시기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도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세청 고시 개정 이전부터 편의점은 수혜 업종으로 꼽혔다. 스마트오더는 ‘주문-결제-배송’으로 이뤄진 이커머스에서 배송이 제외된 모델이다. 때문에 배송의 신속성 대신 픽업 거점의 규모가 주된 경쟁 요인 중 하나다. 방대한 가맹점 네트워크를 보유한 편의점에 가장 어울리는 모델이다.
5년여가 흐른 현재도 CU, GS25 등 편의점 주류 스마트오더는 성장 중이다. 여타 업종의 서비스들이 유명무실해진 것과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주된 연결고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온라인 수요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이다.
CU는 자체 앱인 포켓CU에서 주류 스마트오더인 ‘CU바(BAR)’를 운영하고 있다. 데일리샷 등 플랫폼사는 물론 이커머스 기업 컬리와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확대했다. 현재는 프리미엄 주류 소비 시장에서 주요 유통 채널 중 하나로 부상했다.
CU 측에 따르면 주류 스마트오더 이용 건수는 지난 2022년 6만 건에서 지난해 20만 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성장률은 188%로 매년 세 자릿수 이상을 기록 중이다. 협업을 통해 와인, 위스키, 전통주까지 상품 카테고리를 늘린 것이 성장 원동력으로 꼽힌다.
GS25의 와인25플러스 역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193% 성장하며 누적 주문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상품 구매가 어려운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세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비수도권 매출 비중은 5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와인25플러스 매출 1위 매정도 울산광역시에 위치해 있다.

◇플랫폼 경쟁력 ‘상품·콘텐츠’…데일리샷 등 편의점과 협업
지난해 기준 주요 편의점 3사의 전국 점포는 4만8722개로 나타났다. 규모 면에서 스타트업 중심의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들이 직접 경쟁을 벌이긴 어려운 수준이다. 달리, 겟주 등 지난해 이후 문을 닫은 서비스들 역시 이런 부분에서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스마트오더 플랫폼만의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이 픽업 거점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했다면, 플랫폼사의 무기는 상품 확보와 큐레이션에 있다. 직접 주류 도매사 등과 소통하며 경쟁력 있는 상품을 소싱해 제공하는 것이다. 이 부문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면 서비스의 해자는 물론 편의점과 협업하는 모델도 가능하다.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데일리샷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데일리샷 픽업 서비스를 이용 가능한 거점은 1만1000여개 이상이다. 일반음식점이 대다수인 파트너 서비스, 주류 전문 매장인 스토어 서비스에 더해 CU편의점으로도 픽업 서비스를 확대한 덕분이다.
접점을 잘만 찾는다면 편의점과 플랫폼 간 동반 성장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편의점의 목표는 오프라인 매장과 가맹점주의 매출 극대화에 있다. 주류 픽업도 이를 위한 부가 서비스에 가깝다. 플랫폼 측이 충분한 고객군과 경쟁력 있는 상품을 확보했다면 협업 여지도 크다. 플랫폼사들 역시 이를 위해 업계 네트워크를 확대하거나 직접 도매사를 인수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오더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적정 가격대에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편”이라며 “픽업 거점 규모 만큼이나 상품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플랫폼에도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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