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사 시그니처 펀드 각양각색…시장 침체속 펀딩 선전 트러스타·사람4.0·새봄 등 신규 설정 봇물…규모는 작아
이돈섭 기자공개 2022-11-17 06:57:07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타운용은 지난달 '트러스타멀티일반사모투자신탁 1호'를 설정했다. 트러스타운용은 지난 8월 금융당국 사모전용 운용사 설립 인가를 받은 헤지펀드 운용사로, 인가 직후 코스닥벤처 펀드를 첫 상품으로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상품을 론칭했다. 하우스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펀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트러스타멀티일반 1호 펀드는 이름 그대로 멀티 전략을 구사한다. 별도의 자산 취득 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내 주식과 채권, 메자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며 퀀트 롱숏 전략과 이벤트드리븐 전략, 메자닌 투자전략 등을 한꺼번에 녹여낸다. 펀드 변동성을 제어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운용 목표다.
목표 수익률은 연 10% 이상이다. 일반투자자 최소가입금액은 3억원이고 개방형으로 설정해 수시 환매가 가능하다. 지난달 말 해당 펀드의 운용 규모는 54억원. 국내외 증시 부진으로 투심이 잔뜩 쪼그라진 상황 속에서 트랙레코드가 전무한 신생 운용사가 소기의 펀딩 성과를 거뒀다는 것만으로도 시장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이 조정받는 상황이라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인식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지만, 기존 투자자의 경우 상당 규모 금액이 물려있기 때문에 투자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운용이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펀딩에 성공해 펀드를 설정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과"라고 강조했다.
펀드 판매사는 SK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SK증권은 트러스타운용 설립에 출자한 주주이고 한국운용은 펀드에 PBS를 제공한 인연이 있다.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수탁 비즈니스 진출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동안 운용사 발목을 잡았던 수탁난은 현재 상당 부분 해소가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트러스타멀티일반 1호 책임 매니저는 유정상 트러스타운용 대표(사진)가 맡았다.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한 유 대표는 LG경제연구원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운용 업무에 주력하다가 씨엘자산운용과 파인아시아자산운용에서 대표직을 역임했다. 금융 바이 사이드 경력만 올해로 29년째다.

올해 7월 말 자본금 13억원으로 출범한 사람4.0운용도 지난달 말 하우스 1호 펀드인 'Saram 4.0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론칭했다. 액티브 투자와 퀀트 기술 등을 녹여내 통섭적 투자를 추구한다는 계획 아래 유안타증권을 단독 판매 창구로 삼아 지난달 말까지 81억원을 끌어모았다. 펀드는 개방형으로 설정돼 수시 유출입이 가능하다.
해당 펀드는 액티브와 펀더멘털, 마켓, 유동성, 매크로, ESG 등 6개 팩터를 분석하고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최대 15개 종목을 엄선한 뒤 이를 토대로 종목당 6.5% 비중을 담는 균등 투자 원칙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후 종목 수를 조절하거나 투자 비중을 조절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매월 제로 상태에서 리밸런싱한다.
사람4.0운용 관계자는 "주식형 펀드는 액티브와 퀀트가 나뉘어 있었지만 이 두 스타일을 결합해 운용한다는 콘셉트"라며 "글로벌 트렌드를 보면 액티브와 퀀트가 따로 나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굉장히 빠르게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고, 우리 하우스는 그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4.0운용 설립은 이준혁 대표가 주도했다. 2014년 한화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한화코리아레전드 중소형주'와 '한화코리아레전드 4차산업' 등 펀드를 운용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최근까지 주식운용을 총괄해왔다. 한화운용 재직 시절 리서치팀장을 지낸 진성혜 상무와 BNK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으로 일한 김우람 상무도 연이어 영입했다.
이 밖에도 올해 1월 법인을 설립한 새봄자산운용이 코스닥벤처 펀드를 론칭해 시장에서 30억원을 끌어모았고 지난해 말 설립한 아이트러스트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오산K-Car리츠 펀드를 론칭해 40억원을 유치했다. 일각에선 현 시장 상황을 저점 기회라고 판단한 운용사들이 추가 출자 등 방식으로 펀드 출시가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국내외 시장이 부진해 펀딩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증권업계 수탁사업 시작으로 헤지펀드 업계 수탁이슈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는 분위기"라며 "다양한 전략과 콘셉트를 가진 헤지펀드 수가 시장에 많아지면 자산운용 시장이 한층 더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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