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막차 CB 점검] 우수AMS, 불리한 발행 조건에도 '콜옵션'은 절대 사수⑤작년 11월 4·5회차 CB 발행 사전 결의, 만기 이자율 상향·담보 특약 추가
정유현 기자공개 2022-12-22 08:07:14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잇따랐다.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CB를 발행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넘쳐났다. 다수 상장사들은 유동성 확보부터 지배력 강화, 개인자산 증식과 같은 과실을 누리기 위해 저마다 CB를 찍었다. 더벨은 약 1년 전 CB 막차를 탔던 기업들의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09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우수AMS'가 전환사채(CB)발행 관련 강화된 규제는 피했지만 금리 상승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자금 조달을 완주하기 위해 세 차례 발행 조건 수정을 거듭했고 담보를 제공하는 특약까지 맺어야 했다.당초 계획보다 발행 일정이 밀리고 조건에 변동이 있었지만 우수AMS에 유리하게 설정된 콜옵션을 사수한 점에서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차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지배력이 약화된 만큼 콜옵션을 활용해 지배력 강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수AMS는 올해 5월 각각 50억원 규모의 4회차, 5회차 CB를 발행에 성공했다. 4회차 CB는 큐브릭스가, 5회차 CB는 품에자산운용가 인수했으며 조달받은 자금은 사업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4·5회차 CB는 작년 11월 말 이사회를 열고 발행 관련 사항을 미리 결의해둔 건이었다. 작년 12월부터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됐는데, 12월에 열린 이사회는 이를 적용 기준으로 삼았다. 우수AMS가 금융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리 이사회를 열고 자금은 추후에 조달 받는 그림을 그린 것이다. 당초 4월 초 발행에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이 각각 2%, 3%로 정해져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콜옵션(매도청구권) 설정 조건이었다. 우수AMS는 3회차 CB를 발행할 때까지 콜옵션 조건을 삽입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가 많아 ‘제로 금리’로 CB 발행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에도 매번 이자율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3회차 까지는 콜옵션 조항이 없고 기한이익상실(EOD)에 대한 조건만 걸려있던 상태였다.
매번 투자자 우위의 자금 조달에 나섰던 우수AMS는 작년 말 규제 막차를 타는 동시에 우수AMS에 유리한 조건에 CB를 발행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CB 발행 일정이 밀렸을 뿐 아니라 만기 이자율이 상향됐고 담보 특약도 추가됐다.
CB 발행은 4월8일이 아닌 5월27일 진행됐으며 만기 이자율이 기존 3%에서 4%로 상향됐다. 만기 이자율이 1%포인트(p)상승한 것으로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세부 사항은 다르다. 기존에는 만기일에 일시 상환 시 전자등록금액의 103.1268%를 제시하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조건 수정 후에는 만기일에 일시 상환 시 전자등록금액의 106.3412%의 금액을 상환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사실상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보유할 시 6%의 이자를 내야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 CB는 발행까지 세 번 정도 조건이 수정 됐는데 막판에 특약사항이 추가됐다. 우수AMS가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엔아이엔씨(HNINC) 기명식 전환우선주식 60만9590주를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최근까지 우수AMS가 적자가 지속된 점 등에서 투자자들이 발행 조건을 수정하며 하방 안정성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의 조건 수정에도 불구하고 4·5회차에 각각 70%, 50%로 설정된 콜옵션 비율은 변동이 없었다. 이들 CB의 전환가액은 모두 각 4596원이고, 전환에 따라 발행하는 주식수도 똑같이 108만7902주다. 전체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 3.03%며 합치면 6%가 넘는다. 4회차와 5회차 콜옵션을 최대한 행사하면 가져올 수 있는 주식수는 130만5482주(3.6%)에 달한다.
콜옵션은 최대주주가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 행사 기간이 4개월로 제한된 점에서 이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통상적으로 CB가 발행되면 콜옵션 행사 기간은 1년 정도다. 짧게 설정한 만큼 다른 경우의 수를 고민하지 않고 최대주주가 수혜를 받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조건도 당초 발행 결의 당시에는 5개월로 정했지만 기간이 줄어든 것이다.
우수AMS의 최대주주는 다담인베스트가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SPC)인 ‘다담하모니제1호유한회사’다. 우수AMS의 보유 지분율은 12.29%로 낮은 편이다. 유상증자와 CB전환 등을 거치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된 영향이다. 특히 전환청구 기간이 시작된 3회차 CB의 경우 미전환사채가 83억원 규모지만 콜옵션 권리가 없다. 남은 CB의 전환청구가 진행되면 지분율이 더 희석되는 구조다.
다만 CB 발행이 비교적 최근에 진행된 만큼 콜옵션 관련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콜옵션 행사는 내년 5월27일부터다. 풋옵션도 동일한 날에 시작된다. 최근 주가가 하락세지만 여유가 있는 만큼 우수AMS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수AMS 측에 발행 조건 수정과 콜옵션 관련 문의를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담당자 부재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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