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일본 엔터 시장 '투트랙' 성장전략 가동 일본법인도 멀티레이블 체제 본격화, '성장성·안정성' 동시 확보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22 14:42:2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일본시장에서도 멀티레이블 전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별도법인인 네이코(NAECO)를 신설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게 됐다. 네이코는 이미 일본 내에서 상당한 수준의 영향력을 갖춘 기성 아티스트를 영입할 예정이다. 최근 신인그룹을 선보인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은 성장성을 담당한다.결국 하이브재팬은 멀티레이블 체제를 만들어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그간 멀티레이블 전략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혀왔던 부분이 일본에서도 가시화되는 것이다.
◇히라테 유리나 영입이 가져올 나비효과
21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 일본법인 하이브재팬(HYBE JAPAN Inc.)은 자회사인 네이코를 설립했다. 하이브재팬은 네이코 외에도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을 거느리고 있다.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은 최근 글로벌 그룹 '앤팀(&TEAM)'을 데뷔시켰다.
이번에 설립된 네이코의 역할은 하이브레이블즈재팬과 다르다. 이미 일본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아티스트를 영입, 안정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것이다. 네이코는 설립과 동시에 일본 아이돌 그룹 '케야키자카46' 출신의 히라테 유리나를 영입했다. 그는 최근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리메이크한 '룻폰기 클라쓰'에 출연했고 일본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엔터 시장에서는 아티스트가 소속사를 옮기는 사례가 드물다. 올 초 하이브의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로 합류한 미야와키 사쿠라(사쿠라) 역시 이와 비슷한 사례로 큰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일본 걸그룹 'HKT48'의 멤버였고 이후 한일 합작 걸그룹인 아이즈원으로 활동했다. 하이브에서 다시 데뷔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히라테 유리나 역시 해외활동을 염두해두고 네이코에 합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이브재팬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코를 통해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성 아티스트를 영입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대신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은 신인 육성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일본 내 멀티레이블 체제 본격화, 시장 영향력 키운다
이번 신설법인 설립으로 하이브재팬의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하이브재팬의 매출은 2760억원, 당기순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재팬의 매출은 하이브 연결매출(1조2560억원) 가운데 22%를 차지하는 등 규모가 크다. 전체 당기순이익(1408억원) 중 일본시장 비중은 12% 정도로 집계됐다.
그간 하이브재팬의 실적은 하이브의 기존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일본 활동을 통해 발생했다. 자체적인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발굴을 통한 수익창출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 상황이 크게 달라질 예정이다.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은 앤팀을 데뷔시키면서 현지 시장에 맞는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다만 당장 앤팀이 하이브재팬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시장 내에서 자리잡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네이코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미 히라테 유리나는 음악뿐 아니라 연기까지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간 하이브는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멀티레이블 체제의 고도화를 꼽았던 만큼 네이코의 설립은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네이코가 일본 시장에 안착할 경우 더 많은 일본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활동을 위해 하이브와 손을 잡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지난 11월 "인수·합병(M&A), 합작사 설립, 지분투자, 파트너십 등을 포괄하는 개념의 멀티레이블 확장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해외 신규 법인 설립→아티스트 영입'은 실질적으로는 M&A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 워치]하나증권 신임 김정기 본부장, 최대 과제 '실적 턴어라운드'
- [IB 풍향계]'뜨뜻미지근' ESG채권, 2차 전지 발행사만 '후끈'
- [IB 수수료 점검]'밴드 상단 초과' 민테크, KB증권 '함박웃음'
- [Rating Watch]'주인 바뀌는' SK렌터카, 1년만에 'A0'로 강등되나
- [IPO 모니터]'실사 돌입' SLL중앙, 왜 서두르지 않을까
- [Rating Watch]하나증권, 등급전망 '부정적' 달게 된 배경은
- [Market Watch]'잠잠한' ESG 시장, KT&G 녹색채권 주목받는 배경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HD현대마린솔루션 IPO]HD현대중공업 데자뷔, '삼성·대신증권' 인수단 포함
- [IB 풍향계]'대한전선·LGD' 이후 잠잠한 유상증자, 고민 큰 IB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