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운용 영화관 펀드, 롯데시네마 변수에 '전전긍긍' 롯데컬처웍스, 작년 9월에 이어 차임감액청구권 또 행사
이돈섭 기자공개 2023-01-10 08:13:4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자산운용과 롯데컬처웍스 간 소송전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대구 지역 롯데시네마 차임감액청구권 행사로 시작된 소송이 다른 지역 지점에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컬처웍스가 같은 내용으로 제기한 다른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한 점을 들어 이번 하이운용 소송에서도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이운용이 패소할 경우 해당 펀드 수익률 저하는 불가피하다.5일 금융투업계에 따르면 하이운용은 '하이일반부동산투자신탁 9호'를 통해 롯데컬처웍스와 소송에 돌입한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롯데컬처웍스가 제기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롯데시네마 매출이 급갑하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하며 부당이득금 반환을 요구한 것이었다. 서울중앙지법 제34민사부는 내달 23일 오전 변론기일을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컬처웍스가 하이부동산 9호 소유 부동산을 장기 임대해 롯데시네마 경기 향남점과 대구 광장점을 운영하면서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 매출이 급감하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해 2020년 3월 이후 임대료의 50% 감액을 요구했다. 하이운용은 해당 권리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롯데컬처웍스 요청을 거부했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제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 변동으로 차임 또는 보증금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임차인 혹은 임대인은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 전국 110여 개 지점 대부분에서 각 임대인에 차임감액청구권을 요구, 유사 소송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롯데컬처웍스 결손금은 5227억원이었다.
차임감액청구권 적법성을 둘러싼 하이운용과 롯데컬처웍스의 다툼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컬처웍스는 대구 지역 롯데시네마를 자산으로 담고 있는 하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5호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 소를 제기해 이달 말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해당 소송 제기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른 펀드를 대상으로 추가 소송을 제기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컬처웍스 승소를 점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롯데컬처웍스가 롯데시네마 서울 도곡점에 이어 경기 성남 중앙점에서도 같은 내용 소를 제기해 승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CJ CGV도 같은 내용으로 차임감액청구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서울지법은 지난해 말 판결에서 CJ CGV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경기 광명점과 부산 오투점에서는 임대인 측과 합의를 이뤄냈다.
특히 영화관 펀드 대부분이 투자금에 대출을 일으켜 자산을 매입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추이 등을 고려했을 때 운용사가 소송을 길게 끌고 갈 여력이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펀드들이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관 펀드 역시 지금 경기 상황에서는 손실이 커지기 전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 대상 소송이 롯데컬처웍스 승소로 마무리 될 경우 펀드 수익 손실은 불가피하다. 특히 영화관 펀드가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걸쳐있다보니 패소에 따른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운용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컬처웍스가 운용사 영화관 펀드 대출 사정을 악용해 현행법을 회사 구조조정에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회사 측의 기본적인 입장은 재판부 결과에 따르는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사정이 크게 바뀐 만큼 그에 따라 현행법상 권리를 청구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기본적으로 임대인 측과 조정 합의 절차를 착실하게 밟고 있고 결국 조정에 이르지 못할 경우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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