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무는 '뿌리(根·뿌리 근)'를 깊게 내려야 높이 자라날 수 있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야 더 많은 영양분을 얻을 수 있다. 뿌리가 땅을 단단하게 잡고 있어야 홍수가 났을 때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가뭄에는 타지 않고 살아남는다.김성태 신임 IBK기업은행장은 '근력(根力)' 있는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기업은행장 인선 막바지 관치금융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당시 전무이사였던 김 행장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 용산과 금융위원회가 후보자를 면밀하게 검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장 자리는 내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오를 수 없다.
김 행장의 승진은 그 이상의 가산점이 있었다는 뜻이다. 김 행장은 기은 안팎에서 '전략통'으로 통한다. 2017년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그룹장으로 활약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이 2016년 13.13%에서 2017년 14%로 진입하며 상승세를 탔다.
국책은행 기은의 재무 건전성 개선은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공조 없이는 어렵다. 김 행장의 카운터파트는 다름 아닌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었다.
당시 정 전 원장은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다. 경영전략그룹장이었던 김 행장과 실무 손발을 맞췄다. 5년 뒤 이들은 기업은행장 자리를 사이에 둔 경쟁자로 재회했다. 평소 친분이 두텁던 정 전 원장과 대립 구도를 이뤄 김 행장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취임 후 김 행장은 내부 출신의 면모를 적극 발휘하는 모습이다. 관료 출신 행장과의 차이점은 '울타리 없는 소통'이다.
기은에서 문이 닫혀 있지 않은 곳이 한곳 있다. 바로 행장실이다. 항상 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 하나가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예전에는 아무리 부행장이라도 비서실을 통해 행장과 면담 시간을 잡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노크 두 번에 행장을 대면할 수 있다.
내부 출신 기업은행장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롱리스트에 전임 기업은행장이 올랐다. 조준희 전 행장은 '기은맨'으로선 첫 내부 출신 행장이다. 앞서 김승경 전 행장이 전무이사에서 행장으로 승진했으나 농업은행 출신이다. 금융업계에서 기은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저는 우선 기본에 충실한 튼튼한 은행을 만들고자 합니다."
김 행장이 취임사를 통해 가장 먼저 강조한 경영 비전이다. 내부 출신 행장으로서 뿌리를 깊게 내린 만큼 '튼튼한 금융'이란 꿈을 몸소 실현해야 할 것이다. 김 행장이 자신의 '근력'을 발휘해 열매를 맺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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