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빅뱅 2라운드]다시 돌아온 코스모신소재, 두번째 기회 잡을까⑥2019년 중대형 배터리용 NCM523 생산 시작...자금 조달 필수적인 상황
이호준 기자공개 2023-02-24 10:23:02
[편집자주]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한 양극재 경쟁 1라운드가 마감되고 2라운드가 시작됐다. 이제는 양극재 고도화 경쟁·공급망 확보 경쟁이다. 주요 플레이어로는 에코프로비엠·LG화학·포스코케미칼·엘앤에프 등이 꼽힌다. 여기에 배터리사들과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인 코스모신소재 등 막 차를 탄 후발주자도 보인다. 이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자본력을 등에 입은 대기업부터 기술력과 내재화로 똘똘 뭉친 전통의 강호들까지, 양극재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의 면면을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1일 13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모신소재는 리튬이온 양극재 시장을 잠시 떠났다 다시 돌아온 경우. 스마트폰, 노트북 등 소형 배터리를 겨냥한 리튬코발트산화물(LCO) 계열에서 수년간의 외도를 마치고 돌아온 코스모신소재는 초심자의 마음으로 양극재 시장을 다시 노크하고 있다.코스모신소재의 과제는 명확하다. 양극재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서 배터리 업체들과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시설투자·연구개발을 위한 자본력도 필수적인 상황이라 자금 조달 계획도 마련해야만 두 번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LCO에서 다시 NCM으로
코스모신소재는 국내 다른 양극재 업체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점을 하나 갖고 있다. 2007년대 중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생산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출발점은 다를 것이 없으나, 이후 소형 배터리용 양극재로 확장을 시도하며 방향타를 돌렸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는 시장성이 낮았고 피처폰이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양극재 수요가 오히려 더 컸다. 이에 코스모신소재는 2019년까지 소형 배터리용 양극재 리튬코발트산화물(LCO)을 만들며 80억원 안팎의 영업익익을 내왔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LCO로 발길을 돌렸던 코스모신소재도 다시 돌아왔다. 2019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주로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용 NCM523(니켈50·코발트20·망간30)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 등이 거래처였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듬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2021년엔 약 1500억원을 들여 5만톤(t) 규모의 NCM 양극재 생산시설 증설에 나섰다. 올해~내년 상반기 완공이 예정돼 있다. 기존 생산능력(2만톤)에 더해 연산 7만톤(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제 필요한 건 고도화 작업.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들은 양극재에서 니켈 함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고급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명 '하이니켈 양극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도에서 코스모신소재는 후발주자에 가깝다.
이미 양산체제를 갖추고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LG화학,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와는 커다란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코스모신소재가 생산 중인 양극재는 아직 에너지저장장치(ESS)용 NCM523이 거의 대부분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스모신소재는 양극재 사업 자체는 빨랐으나 노선이 달라지게 된 경우"라며 "전기차 시장이 급부상함에 따라 다시 신규로 진입했지만 그 사이 벌어진 기술력 차이가 꽤 된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수직 계열화 눈길
그렇지만 코스모신소재에 대한 수요는 명확하다. 하이니켈 양극재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돼 사업 노하우를 지닌 코스모신소재를 업계가 원하고 있다. 삼성SDI, SK온 등은 코스모신소재에 NCM 공동개발, 증설을 독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코스모신소재도 추가 증설, 미국 진출을 검토 중이다.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올린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과 단결정 양극재 상용화도 목표다. 업계선 공급 시점과 향후 생산능력으로 2024년 이후, 15만톤 이상을 점친다.
코스모신소재는 전구체 내재화에도 강점이 있다. 전구체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핵심소재다. 코스모신소재는 2020년 에스티엠에서 인수한 전구체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룹 차원에선 수직 계열화까지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코스모신소재의 모회사인 코스모화학은 양극재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만들 뿐더러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양극재 원료, 전구체, 양극재 밸류체인을 대부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자금 조달은 풀어야할 숙제다.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격차를 좁히려면 그만한 자본력을 갖춰야 하는데, 자체 영업을 통한 자금만으로 돈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해 매출 4856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440억원 수준이다. 미국 배터리 양극재 투자 및 국내 증설 등에 수천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 차입 확대를 통한 자금 조달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집약적 산업인 양극재 업계에서 자본력의 차이는 시장 신뢰 문제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라며 "그래도 양극재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 자체는 큰 상황이라 조달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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