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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인력 분석]SK㈜, 사모펀드 못지 않은 투자 중심 조직②투자센터 인력만 100명...센터장 4명과 이성형 CFO가 핵심역할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18 11:03:04

[편집자주]

지주사의 경쟁력은 인물에서 나온다. 자회사 지원이나 매각은 물론 그룹 차원의 M&A나 투자 등 신사업 발굴이 모두 지주사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이 필수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분야다. 국내 1호 지주사 ㈜LG 이후 국내 주요 그룹이 속속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더벨이 이들 지주사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들과 함께 지주사 차원의 경영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는 시대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지주사 가운데 하나다. 2015년 출범해 평범한 사업형 지주사가 되는 듯했으나 2017년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하며 남들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예 투자 전문회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런 만큼 핵심조직은 4개의 투자센터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인력만 100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내외 내로라하는 대학을 나와 IB 업계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SK㈜를 대형 사모투자펀드라고 하는 말도 과장된 말은 아니다.

재무조직의 역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전반적인 재무 관리뿐만 아니라 투자 리스크 검토를 통한 의사결정 지원 등도 재무조직이 담당하고 있다. 분초를 다투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조직답게 조직 개편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당장 지난해와 올해 조직도만 비교해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많다.

◇4명 센터장, 공통점과 차이점 살펴보니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래 최재원 수석부회장 그리고 그 아래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놓여있는 구조다. 장 부회장 아래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개 투자센터가 수평적으로 놓여있다.

센터장 4명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SK㈜에 몸담은 인물은 없다. 4명 모두 SK그룹에 입사한 지 10년이 넘어 외부 출신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지만 공채 출신도 아니다. SK텔레콤이나 SK이노베이션 등 그룹의 주력 사업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충분히 쌓아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겸비했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4명 가운데 2명은 증권사에도 몸담았다.


나이는 1972~1981년으로 비교적 폭이 넓다. 디지털 투자센터장의 경우 AI나 블록체인, 플랫폼 등 투자 업종의 특성 때문인지 나머지 3명보다 유독 어린 유경상 센터장이 맡고 있다.

김양택 센터장과 김무환 센터장은 2021년부터 센터장을 맡아왔다. 김양택 센터장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토러스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에너지 및 화학 업종을 담당했는데 당시의 인연으로 2012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고 2년 뒤 SK㈜로 이동했다.

김무환 센터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SK텔레콤에 오랜 기간 몸담았다.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에도 몸담았던 경험이 있다. 수펙스의 전략지원팀은 매년 그룹 단위의 대형 M&A를 비롯해 투자전략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중의 핵심조직이다. 국내외 유수 IB 출신들도 포진해 있다.

김연태 센터장과 유경상 센터장은 올해 초 센터장에 올랐다. 유 센터장은 1981년생으로 투자센터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구글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 SK플래닛으로 입사한 뒤 2017년 말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SK㈜로 넘어온 시기는 2020년 1월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경력은 SK㈜ 비서실에 몸담았다는 점이다. 다른 곳보다 아무래도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많은 자리라는 게 SK그룹 내부 관계자의 말이다. 특히 디지털 투자센터장의 경우 신정호 전 센터장이 SK시그넷으로 이동한 뒤 1년 동안 장동현 부회장이 겸직하던 자리다.

안팎에서 적당한 인물을 물색했음에도 찾지 못했는데 올 1월 유경상 센터장이 깜짝 선임됐다. 김연태 센터장도 대우증권, 다이와증권 등을 거친 증권맨 출신이다. 2009년 SK그룹에 입사했고 SK㈜에는 2013년 합류했다.

투자센터장의 역할은 단순 투자처를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종 결정은 최태원 회장이나 장동현 부회장 등이 하겠지만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결국 센터장들의 역할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인수와 매각 타이밍까지 절묘하게 짚어내야 하는 냉철한 분석력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대표이사 직속인 만큼 업무 강도가 높고 긴장감 역시 큰 자리이지만 그만큼 사내 위상도 높고 대우 역시 좋은 걸로 전해진다. 내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매우 인정받고 있다. 기회가 많은 자리이기도 하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신정호 SK시그넷 대표이사,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등 연달아 계열사 대표를 배출해내면서 '요직으로 가는 등용문'이라는 인식도 만들어졌다.


◇이성형 사장 역할 확대, CFO로 재무와 포트폴리오 모두 관리

투자처를 찾고 리스크를 검토하고, 지분을 사들였다 다시 파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조직인 만큼 연중 인력 유출입이 수시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4개 투자센터라는 큰 틀을 제외하면 조직개편 역시 잦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는 건 이성형 사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이성형 사장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을 하긴 했지만 정확한 사내 직책은 재무부문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재무부문장과 함께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을 겸직하게 되며 두 부문을 아우르는 CFO가 됐다.

이 역시 투자 전문회사로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최적의 투자 및 엑시트 타이밍을 잡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은 포트폴리오 성과 관리 및 투자 적정성 검토를 하는 곳이다. 각 투자센터가 각자의 영역에서 투자처를 찾는다면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은 모든 투자 포트폴리오를 총괄해 관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형근 부문장이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을 따로 맡았지만 재무 관리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떼어놓는 것보다 한 사람이 관리하는 체계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CFO 아래 두 조직을 나란히 둔 것으로 보인다.

CFO 아래 재무부문과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이 나란히 놓이게 되면서 재무부문 조직도 일부 바뀌었다. 기존에는 재무1실과 재무2실, IR담당이 있고 재무2실 아래 세무담당이 있는 구조였다면 올해부터는 재무전략실, 재무운영실, 최적화실, 세무담당이 재무부문 아래 나란히 놓였다. 전략과 운영, 최적화 등 단순히 이름을 바꾼 걸 넘어 역할과 조직원을 재정의하고 재분배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기존 재무부문장 아래 있던 IR담당은 CFO 직속으로 편제됐다. 또 기존 대표이사 직속이던 인프라담당 역시 CFO 직속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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