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리뉴얼]핵심은 거버넌스 개혁…외연확장·윤리위 '대안'⑤정경유착 근절 제도화, IT·신사업 등 회원사 풀 확장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19 11:48:15
[편집자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2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조직혁신을 진행한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 후 1961년 첫 이름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4대그룹을 복귀시키고 정식 회장 선출 작업을 동시 진행 중이다. 2016년 최순실 사태 이후 뒷전으로 밀려난 뒤 7년 만에 '재계 맏형' 복귀를 꿈꾸는 전경련의 변화상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자구 쇄신책 핵심은 '의사결정 구조(Governance)' 개혁이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회비나 기금 조성의 적법성을 심의해 외풍을 차단하고 정경유착을 근절하는 기구를 제도화하는 데 있다. 이런 고심 끝에 나온 것이 윤리경영위원회다.또 신산업 분야 기업인과 젊은 세대 등으로 부회장단을 확대하는 등 외연 확장에 힘을 쏟기로 했다. 전통 대기업 친목단체 이미지가 강한 탓에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오래 전부터 나왔다. 유망산업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선 이들의 위원회 또는 부회장단 참여가 필요한다는 판단이다.
◇윤리위 신설해 회장·사무국 독단 견제
전경련 개혁의 핵심과제는 정경유착 고리 근절이다. 과거 재계를 대표하며 정부와 대기업 간의 가교 역할을 했던 탓에 때로는 정권의 요구에 따라 기업들에게 지출을 요청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국가적 이익보다 정권의 이해득실 차원일 때가 적지 않았다.
전경련의 위상이 단번에 꺾인 계기인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사건도 마찬가지다. 거액의 자금을 회원사들이 출연하게 하는 데 관여했고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들 지원 압박을 받아 자금을 집행하는 등 정치적 목적에 활용됐다. 결국 정경유착 온상이란 비난을 받았고 대기업들의 탈퇴가 이어졌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게 윤리경영위원회다. 지금까지 전경련의 의사결정은 회장과 사무국 중심이었고 회원사들은 따라오거나 묵인하는 형태였다. 외압이나 외풍을 막거나 견제하는 기구를 통해 회장 및 사무국의 독단적 결정을 제어할 필요성이 커졌다.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외부출연금 집행 등의 심사를 받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윤리경영위원회는 회원사에 재정적·비재정적 부담을 지게 하는 사업에 대한 심의·의결 업무를 맡게 된다. 어떤 일에 대해 특별회비나 기금을 걷는 게 합법적인지, 도덕성을 갖췄는지 사회의 발전방향이나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심사한다.
중점 사항은 윤리경영위원회의 주도적인 의사결정에 대해 회장·부회장이 손댈 수 없도록 하는 데 있다. 정경유착 가능성을 시스템적으로 봉쇄하는 게 목적이다. 다만 이를 안착시키려면 위원 구성이 중요하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자신의 원칙을 지키고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인물로 꾸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힌 이유다.
◇IT·엔터 등 신산업 기업들도 회원영입 추진
전경련은 과거 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경단련·일본경제단체연합회)'을 벤치마킹해 탄생했다. 전경련이 최근 몇 년간 우여곡절을 겪은 것처럼 게이단렌 역시 앞서 1990년대 암흑기를 맞았다. 수차례 대형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고 정경유착 온상이라는 비난이 커지면서 2000년대에는 경제정책 협의에서도 배제됐다.
게이단렌은 지방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 인재육성 등으로 대기업 위주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 전통 제조 대기업 중심의 문턱을 낮춰 IT업체와 스타트업을 회원사로 영입했다. 정치자금 제공 중단과 함께 기업별 후원금을 내는 방식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면서 정치권과 거리 두기에도 성공했다.
전경련도 대기업 이익단체 이미지 탈피를 위해 외연확장을 혁신안으로 내걸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도하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카카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의 창업자들이 부회장단에 합류하면서 관련 아젠다를 선점한 게 전경련으로선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IT, 플랫폼, 바이오, 가상자산, 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했다. 반면 전경련의 회원사 500여곳 대부분은 전통 대기업이다. 제조업이 38.1%로 가장 많고 금융·보험업 13.8%, 유통업 8.6% 등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대기업들은 전경련 회원사가 아니며 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SM과 YG이 전경련에 가입했지만 현재는 YG만 남은 상태다.
지금까지 전경련의 활동이나 내용을 보면 이런 기업들이 들어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열린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연사로 참여하면서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APEX 톺아보기]삼성전자, 반도체 줄고 디스플레이 2배 급증
- [캐시플로 모니터]삼성전자, 하만 회사채 만기 도래 '늘어난 환차손'
- [R&D회계 톺아보기]"결국은 기술" 연구개발비 30조 돌파한 삼성전자
-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의 오너십
- [Board Change]CJ대한통운, 해외건설협회 전·현직 회장 '배턴 터치'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메리츠금융, 대손충당금 부담은 어느 정도
- [Board Change]넷마블 이사회 떠난 '친한파' 텐센트 피아오얀리
- [Board Change]카카오, CFO 이사회 합류…다시 세워지는 위상
- [Board Change]삼성카드, 새로운 사내이사 코스로 떠오른 '디지털'
- [Board Change]삼성증권, 이사회 합류한 박경희 부사장…WM 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