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보험 Forum]"새로운 계리적 가정 감독 전략 핵심은 '투명한' 공시"한승엽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서영 기자공개 2023-08-24 07:36:12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IFRS 17이 시행되면서 보험사의 재무보고 환경이 변화했다. 공정가치법, 즉 보유계약에 대한 예외적 회계처리를 허용하게 됐다. 재무보고에 있어 보험사의 재량권이 커지고 계리적 가정의 중요성이 증가하게 된다. 보험사 입장에서 기회주의적 재무보고에 용이한 환경이 제도적으로 갖춰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IFRS 17 아래서 계리적 가정과 보험사 이익조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까. 공격적 계리적 가정과 보수적 계리적 가정은 모두 일반목적 재무보고의 기본 취지를 위배하는 측면이 있다. 사전적으로도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계리적 가정에 대한 새로운 감독 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IFRS 17 시행 초기 시장의 혼선을 빠르게 해소하는 데 기여하지만 본질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공시 강화를 기반으로 가이드라인을 최소화해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접근법에 관심이 쏠린다.
한승엽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사진)는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보험 포럼'에서 '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업계 영향과 주요 쟁점'이라는 주제로 공시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계리적 가정에 대한 새로운 감독 전략 모색의 필요성을 짚었다.
IFRS 17이 시행되면서 보험사의 재무보고 환경이 바뀌었다. 한 마디로 보험사의 재량 범위가 확대됐다. IFRS 17 자체가 고도의 추정과 평가를 요구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재량이 개입될 여기가 크고 그 허용 정도도 높다. 계리적 가정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진다. 합리적인 계리적 가정은 IFRS 17에서 재무정보의 유용성을 담보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로 평가된다.
한 교수는 "자동차의 엔진과 제동장치, 기어가 잘 작동해야 자동차 계기판이 잘 작동할 수 있는 것처럼 보험계리가 잘 작동해야 보험회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며 "그만큼 계리적 가정이 매우 중요하고 보험부채를 바탕으로 평가한 재무보고에 따라 보험사의 수익과 비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IFRS 17과 전환회계에 대해 한 교수는 최초 적용 시 현실적으로 완전소급법을 적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공정가치법이라는 예외적 회계처리를 허용하지만, 보험부채 활성시장 부재로 공정가치 측정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K-ICS 보험부채 시가평가액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한 교수는 "계리적 가정의 중립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계리적 가정을 중립적으로 판단하는 게 너무나 어렵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인데 적시에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적으로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는 곤란한는 게 현실이다. 대신 경험조정을 통해 사후적으로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부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경험조정만으로는 미래에 적용될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확인할 순 없다. 경험조정은 그해에 적용된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그 이후의 미래적 적정성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 이외에 계리적 가정에 대한 새로운 감독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가이드라인에는 양면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최소화하고 계리적 가정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IFRS 17에서 보험사에 허용된 높은 재량성을 고려할 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특히 IFRS 17 시행 초기 시장의 혼선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가능성을 제고하는 대가로 재무정보의 목적적합성을 희생하는 부작용도 있다. 또 적용 범위가 제한되고 사후적이라는 점 등 본질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또 회계처리가 불확실하고 법률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 보험사 재무정보의 신뢰성을 낮출 우려가 크다.
한 교수가 제안하는 감독 전략 방식은 계리적 가정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계리적 가정에 대한 투명한 공시로 보험사, 감사인, 투자자, 감독당국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시장이 납득하지 못하는 계리적 가정은 보험사의 자발적 조정을 유도하게 된다. 한 교수는 "이를 통해 재무정보 변동성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예방접종'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시 강화에 대한 보완적 방법으로 가이드라인을 꼽았다. 개별 보험사의 자발적 조정만으로는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담보하기 곤란할 때 가이드라인이 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험 산업 전반의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끝으로 한 교수는 "보험사의 재무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때 사람들이 계리적 가정의 원천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겠죠"라며 "감독당국도 규제하기보다 투명한 계리적 가정에 대한 공시를 통해서 모든 보험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신테카바이오, 항암제 물질 발굴 계약 "6조 시장 공략"
- 삼성의 AI 신약 기업 투자 속내, 플래그십과 협력 강화
- 비브스튜디오스, 스냅파이 중국 현지 진출
- [Red & Blue]밥캣 놓친 두산로보틱스, 과제로 남은 '신뢰 회복'
- [Financial Index/대한항공]아시아나 잔여 영구채 1.2조 처리 방안은
- 에스엘에너지, 최대주주 우호 지분 과반 확보
- 한컴그룹, 의료 소외계층 무료 진료 사업 후원
- 시지메드텍, '노보시스 트라우마' 식약처 품목 허가
- 크레버스, 120억 '영구 교환사채' 발행
- 파라텍, 서산소방서에 전기차 화재진압장비 기부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생크션 리포트]금소법 시행 계기로…내부통제 '업그레이드'
- [저축은행 생크션 리포트]시장 불안정 속 '내부통제' 중요성 확대
- [2024 이사회 평가]웅진씽크빅, 자산 대비 '앞서간' 위원회 운영
- [2024 이사회 평가]KPX홀딩스, '양규모·준영' 오너 일가 강한 영향력
- 푸른저축, 충당금 적립액 증가로 '분기 적자'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성영수 카드 신임 대표, '비은행 1위' 수성할까
- 칼빼든 금융위, 상호금융 건전성 규제 개선 영향은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KB금융]이창권 국민카드 사장표 내실 경영에 수익성 '반등'
- OK금융의 새 도약 카드 'M&A'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본부장급 '파격 인사' 채수웅 신한저축 신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