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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의 재발견]월드컵 HEV 노렸던 현대차그룹, 한발 늦었던 '클릭'②토요타 연비 절반 그쳤던 현대차 HEV, 정몽구 회장이 손대자 매출 효자로

허인혜 기자공개 2023-09-19 07:26:38

[편집자주]

진화에 꼭 필요한 요소가 혼종(hybrid)이라면 하이브리드차는 그 이름부터 진화의 첫 걸음이다. 첫 하이브리드차로 거론되는 포르쉐 박사의 믹스테(Mixte)도 프랑스어로 '혼합된'이라는 뜻을 담았다. 1990년대부터 양산된 하이브리드차는 오랜 길을 걸었던 만큼 점차 당연한 존재가 됐지만, 최근 다시 핀 조명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내연기관차가 속도를 줄이고 전기차가 시동을 켜는 현 시점에 맞춰 하이브리드차의 역할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더벨이 하이브리드차의 히스토리와 역할, 전망을 '재발견' 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월드컵 스타를 노린 건 미녀 뿐만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차의 기술개발에 한창이었다. 글로벌 시장의 눈길이 쏠리는 월드컵 기간에 하이브리드카를 보급한다는 목표였다. 목표는 반쯤 이뤘다. 하이브리드 승용차가 도로를 누비지는 못했지만 '카운티'라는 하이브리드 버스가 시범운행 됐다.

하지만 '국산이 최고'라고 내세울 만한 성과는 못됐다. 공교롭게도 함께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가 예나 지금이나 하이브리드카로는 강세인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카운티가 월드컵 경기장을 오가기 5년 전부터 일본 토요타는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인 '프리우스'를 굴리고 있었다. 현대차가 첫 하이브리드 상용차 '클릭'으로 시장을 클릭한 게 2004년이었으니 근 10년이 늦은 출발이다.

◇뒤늦은 클릭, 토요타 연비 절반도 못미쳤다

'시계 브랜드 스와치와 독일 폭스바겐의 합작, 이탈리아 피아트와 하이브리드 승용차…'. 1980~1990년대 유럽에서는 서로 다른 영역을 구축한 기업들이 합종연횡 중이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이었다. 이렇게 유럽이 기업과 기업간의 하이브리드(hybrid)를 추구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아직 외국 기술을 따라잡기 바빴다.
현대차가 2004년 관용차로 생산한 첫 도로주행 하이브리드카 '클릭'. 사진=현대자동차

전기차를 제외하고, 현대차그룹의 스텝이 가장 빨랐던 시장은 드물다. 지금은 퍼스트 무버지만 전기차시대 전까지 패스트 팔로어일 수 밖에 없었다. 하이브리드카도 그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발이 빨랐던 일본과 독일 등과 비교하면 10년 이상 늦게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그룹이 변화를 늦게 읽었던 것은 아니다. 2003년 현대차의 한 임원은 "2013년 전에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휘발유차를 대체하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선도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도 분명했다. 요지는 의지가 아니라 기술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국내 하이브리드카의 역사는 약 30년전 현대차가 내놓은 컨셉트카 FGV-1로 시작됐다. 1995년 열린 제1회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차다. 이 시기 현대차의 슬로건은 '앞선 기술로 21세기를 열어가는 현대자동차'였다. 특히 친환경차에 초점을 맞춘 부스였다. 같은 날 선보인 차는 태양광 하이브리드 자동차 '솔라'와 니켈-메탈 수소전지를 장착한 전기차 '그레이스' 등이었다. 모두 보조 동력과 주동력이 다른 하이브리드카였다.

처음으로 진짜 도로를 달릴 때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현대차의 '클릭'은 하이브리드 차량시대를 개막했다는 평을 받는다. 하이브리드카 개발비로 106억원을 들였다. 클릭보다 앞서 아반떼와 베르나 등도 하이브리드카로 개발됐지만 실주행용 하이브리드카는 클릭이 처음이다. 월드컵에 맞췄던 카운티도 시범운행에 그쳤다.

연비는 리터당 14km에서 18.8km 수준이었다. 물론 토요타와 비교가 안됐다. 토요타가 클릭보다 1년 전에 내놓은 '하이브리드 크라운'이 리터당 31Km의 연비를 자랑했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이 100이면 국산은 38 수준'이라는 뼈아픈 평가도 내놨다. 클릭은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기회가 열리지는 않았지만 50대의 차량을 관용차로 제공했다. 클릭 생산에 맞춰 2010년까지 환경친화형 차량 개발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대차가 2005년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중대형 크로스오버 차량(CUV) '포티코'.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회장이 챙긴 하이브리드 개발, 모터쇼 단골에서 효자까지

한번 컨셉트카를 내놓은 뒤에는 모터쇼의 단골 손님으로 하이브리드카를 끌고 참석했다. 당시 정몽구 회장의 주도로 연구원 100여명이 배치된 하이브리드카 개발팀이 신설됐고 정 회장이 직접 남양연구소를 매달 방문해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부품의 국산화가 빨랐다.

2000년대는 각 산업에 환경이 주요 화두였는데, 제조업의 대표주자인 자동차 업계에서도 환경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매년 현대차의 모터쇼 슬로건만 봐도 답이 나온다. 인간과 환경, 글로벌, 미래 등의 단어가 주로 등장했는데 하이브리드·전기차를 겨냥한 슬로건이었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때는 2001년 제35회 도쿄 모터쇼. 모터쇼에 앞서 제1회 도쿄 국제자동차 회의가 열렸는데 김동진 당시 현대차 사장도 GM과 포드, 토요타, 혼다 등의 CEO와 함께 참석해 글로벌 전략을 발표했다. 이때 현대차가 핵심역량으로 내세운 게 하이브리드카다.

이후에도 2000년대 초중반까지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는 주로 관용차로 공급됐다. 2005년 베르나와 프라이드 하이브리드 전기차 350대가 관용차로 쓰였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730대, 1682대를 관용차로 지원했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차그룹
이 시기 하이브리드차는 소형차에 집중됐다. 중형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2007년 출시됐다. 쏘나타급 중형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시동을 건 셈이다. 기아가 2005년 서울모터쇼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뒤다. 이후 대형,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이르기까지 전체 체급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접목됐다. 현재는 싼타페,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투싼 등 주요 차종이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겸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건 그랜저와 기아 니로의 성적 덕분이다. 해외 전략형 차종인 씨드도 한 몫을 했다. 니로는 유럽에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3종의 모델로 판매 중이다. 7세대인 디 올 뉴 그랜저가 올해 국산·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데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주효했다. 하이브리드 차종이 51.4%의 점유율을 보이며 휘발유와 LPG모델을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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