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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싼타페, 전통은 잇되 무난하지 않은 강인한 디자인·넓은 내부·잘나가는 엔진…하반기 매출 이끈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3-08-14 09:02:3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5세대 '디 올 뉴 싼타페'를 처음 마주한 곳은 경기도 파주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정원이다.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연 8일 수도권의 낮 최고기온은 35도까지 올라갔다. 여름 한낮 태양열은 예상대로 강렬했다. 그럼에도 야외 정원에서 싼타페를 공개한 이유가 있다.

싼타페(SANTA FE)라는 이름은 미국 뉴멕시코주의 산타페에서 따왔다. 추구했던 이미지는 뉴멕시코주의 강렬한 태양, 그 아래 사막을 누비는 역동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23년 전 태양을 닮고 싶어했던 싼타페는 2023년에도 그 헤리티지(heritage·유산)를 승계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 적극적인 '레저카'로서의 정체성이다.
5세대 '디 올 뉴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

◇'23세' 싼타페, 5세대에게 남긴 헤리티지는

현대차의 싼타페는 '차알못(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차다. 오랜 시간 SUV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새겨온 차라서다. 1세대 싼타페는 2000년 공개됐다. 올해 5세대 신형 싼타페를 선보였으니 23년간의 역사와 함께 달렸다.

싼타페는 현대차의 쏘나타·그랜저와 함께 대표적인 장수 차종으로 꼽힌다. 싼타페를 국제적인 장수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은 2000년대 초 이미 확립됐다. 국민 세단 쏘나타와 고급차 그랜저에 이어 대표 SUV는 싼타페로 자리매김한다는 의지였다. 국내 첫 SUV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5세대는 새 모델이지만 '싼타페'다. 현대차는 싼타페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데 꽤 신경을 썼다. 중형 SUV의 정체성, 도심과 아웃도어를 잇는 퓨전카다. 1세대 싼타페의 광고문구 '자연을 넘어 도시로 온다'는 지금도 싼타페를 관통하는 정체성이다. 월드 프리미어 영상에는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연을 활주하는 싼타페의 모습이 담겼다. 앞뒤로 상영된 영상에서는 도심 속의 캠핑과 주행 장면이 연출됐다.

사이먼 로스비 현대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질의응답을 통해 "새로운 싼타페는 유산의 완성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며 "듀얼 무선충전과 커브드 디스플레이, H라이트 등 세부 기술 사항을 추가하면서도 1세대 싼타페의 디자인 테마를 계속 이어가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는 'Open for More(오픈 포 모어, 또 다른 일상의 경험을 열다)'를 월드 프리미어 영상의 콘셉트로 삼았다. 사진=현대차그룹

◇'푸른 눈의 디자인 명장'이 소개한 신형 싼타페

신형 싼타페를 중점적으로 소개한 인물은 사이먼 로스비 상무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는 2017년 현대차에서 영입한 디자인 담당 인물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푸른 눈의 용병' 중 한 명이다.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총괄을 맡아온 인물로 현대차에서도 중국기술연구소의 현대차 디자인 담당으로 일을 시작했다. 7월 열린 현대차의 아이오닉5 N 공개행사에서도 정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과 함께 새 차를 소개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최고창의력책임자(CCO)와 함께 현대차의 디자인 전반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런 사이먼 로스비 상무에게 소개를 맡긴 건 그만큼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디자인이라는 의미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가 신형 싼타페를 소개하며 강조한 부분도 레저 차량으로서의 유용성과 그 유용성을 가능하게 한 디자인이다.
8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미디어 프리뷰에서 신형 싼타페를 소개하고 있는 사이먼 로스비 현대스타일링 담당 상무. 사진=허인혜 기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만큼 변화가 컸다. 신형 싼타페는 곡선 중심이었던 1~4세대와 달리 박스형 차체를 도입했다. 앞선 싼타페 모델들이 도심과 자연을 두루 누비는 '퓨전카'를 목표했다면 신형 싼타페는 초점을 조금 더 레저에 가깝게 옮겼다. 아웃도어에 집중하며 더 견고하고 강한 존재감을 원했고 그 결과는 각진 외관으로 표현됐다.

김윤수 국내마케팅실장(상무)은 싼타페의 정통성과 새로운 이미지의 접점을 찾는 게 극복 과제였다고 부연했다. 김 상무는 "싼타페는 국산 최초의 중형 SUV로서 헤리티지에 강점이 컸지만 무뎌진 개성과 무난한 이미지가 극복 과제였다"며 "강인한 외관 디자인과 섬세한 내장 디자인의 조화로 고유 영역을 개척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넓은 내부·가솔린으로 업그레이드한 엔진

SUV는 충성 고객층이 확실한 차종이다. 디자인이 차별화 요소라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으로서의 기능성과 성능은 기본이다. 신형 싼타페는 기능성은 넓어진 내부로, 성능은 강력한 엔진으로 채웠다.

신형 싼타페의 차문을 여는 순간 '넓다'는 감상이 단박에 든다. 이 감상은 주관적인 느낌이 아니다. 신형 싼타페는 4세대 대비 전장은 45mm를 넓힌 4830mm, 축간거리는 50mm를 늘린 2815mm로 제작됐다. 2·3열 시트를 접으면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내부.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가 특히 자랑한 부분은 테일게이트다. 뒷문을 열면 펼쳐지는 공간을 크고 깊게 제작했다. 골프백 4개를 한꺼번에 싣는 짐칸으로도, 일상과 캠핑 등 특별한 경험을 넘나드는 테라스로도 활용하라는 게 현대차의 의도다.

엔진도 더 강해졌다. 1~4세대 싼타페가 디젤 엔진을 썼다면 이번에는 디젤을 배제하고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신형 싼타페는 2.5 터보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두 개의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2.5 터보 가솔린은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f·m, 복합연비 11.0km/ℓ 수준이다.

현대차가 북미 전용 모델로 내놓은 싼타크루즈가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 준중형·중형 SUV 중 가격 면에서 싼타페와 경쟁구도를 구축하면서도 '무난하다'고 평가 받는 폭스바겐 티구안의 최대출력이 186마력이다.

◇그랜저가 끌었던 상반기, 하반기는 싼타페가 책임진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필두로 내년 국내외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지난해 말 선보인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국내에서만 6만2970대가 팔리는 등 판매량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출시한 신형 코나도 판매량에 기여했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의 베일을 처음으로 벗긴 곳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싼타페의 고향인 '산타페'에서 선을 보였다. 싼타페의 정체성을 드러낸 장치이기도 했지만 글로벌 판매도 염두에 둔 마케팅이다. 현대차는 내년 1분기부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신형 싼타페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의 대기 수요로 약 5만4000대를 예상했다. 내년 글로벌 판매량으로 북미에서는 13만5000대, 유럽에서는 1만6000대를 전망했다.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국내에서는 올해 2만8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김 상무는 내년 판매 목표이자 국내에서의 연평균 계획 물량으로 약 7만대를 기대했다. 신형 싼타페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2018년 출시된 4세대 싼타페의 가격은 3252만~4447만원에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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