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미매각'…삼척블루파워 채권 없어서 못샀다 증권사 리테일, 물량 확보 총력...개인자산가 고금리 채권 수요 급증
손현지 기자공개 2023-09-19 16:45:0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척블루파워 주관사단(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미매각 회사채 셀다운(sell down) 부담이 이전 대비 크게 줄었다. 사전 수요예측에선 기관들의 주문량이 저조했지만, 증권사 리테일 채널에서의 높은 수요 덕에 추가 청약을 통해 거의 완판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장내 채권 시장에서도 일부 물량은 발행금리 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일드, 고금리 채권에 대한 리테일 투자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삼척블루파워 채권 물량을 서로 가져갈려고 난리였다"며 "1만원 짜리가 1만190원에 거래된 경우도 있었다, 도대체 왜 미매각됐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추가청약에서 완판…주관사단 셀다운 부담 미미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발행 첫날 장내 채권시장에서 거래량은 169억원, 발행금리(표면금리 7.402%) 아래로 거래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6.8~7% 수준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보였다"며 "절대금리가 워낙 높게 책정됐다 보니 사전 청약을 통해 매입했다가 낮은 금리로 파는 경우가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삼척블루파워 주관사단은 이번 회사채 조달에서 발행일 전까지 추가청약을 통해 물량을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미매각 물량은 5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올해 3월만 하더라도 기관들의 청약접수 주문량은 미미했다. IB인수단이 직접 장내 채권시장에 올려 미매각 물량을 처분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엔 장내에 풀 필요도 없이 발행 전 증권사 등 기관들이 물량을 모두 선점하기 바빴던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들도 내부 컴플라이언스에 따라 삼척블루파워 수요예측 같은 경우 참여 자체가 제한됐다"며 "그러나 추가청약을 통한 물량 확보전은 치열해졌다, 최근 지점 창구에서 증권사 리테일채권운용팀쪽에 요청한 물량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고금리 채권 투자 인기가 늘어난 점이 원인이다. 삼척블루파워 3년물은 동일 만기 'A+' 등급 민평금리(5.568%)보다 금리가 약 170bp나 높다. 같은 신용등급인 동원F&B가 지난달 4.966%, SK스페셜티가 4.809%에 3년 만기 회사채를 찍었다.
◇하이일드도 투자하는데…'A+' 삼척블루파워 인기
삼척블루파워는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주기적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는 발행사다. 다만 '반ESG' 기업으로 낙인 찍히면서 번번이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곤 했다.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4회에 걸쳐 7450억원어치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30억원의 매수 주문만 받았다. 지난 7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2050억원 모집에서 주문량은 240억원에 그치며 1810억원이 미매각됐다.
기관 평가 기준에 ESG이행 항목이 포함되면서 자금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다. 대형 펀드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ESG 투자에 반하는 투자를 하지 말라고 못 박는 경우가 많다. 투자 지침에 '반ESG로 논란이 될 만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문구를 명시하기도 한다. 화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들도 연일 반대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매각 부담은 고스란히 주관사로 전가됐다. 6개 증권사들(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들은 기존 체결한 총액 인수확약을 근거로 미매각 물량을 분담 처분해왔다.
그러나 최근 고금리 기조에 증권사들의 셀다운 부담은 크게 줄었다.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 형성된 덕분이다. 회사채 금리는 2019년까지만 해도 2%대였지만 지금은 7%대를 웃돌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도 늘어난 상황이다. 불안정한 추이를 보이는 주식에 투자하기 보다 하이일드 채권을 통한 고금리 수익 투자를 노리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예금의 경우 중도 해지하면 남는게 없지만, 채권은 중간에 팔고 나와도 원금 보존과 이자 이윤을 모두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BBB급 하이일드 채권 수요도 많은데, A+ 신용도를 보유한 삼척블루파워 인기는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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