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는 지금]LF네트웍스 인적분할 1년, 오너2세 지배력 확대 여정①구본걸 회장 장남 구성모 매니저, 신설 고려디앤엘 직접 지배 활용 '2대 주주로'
이우찬 기자공개 2023-10-10 08:03:50
[편집자주]
LF 오너2세 구성모 매니저가 LF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가량 이어온 지배구조 개편으로 구본걸 회장에 이어 LF의 실질적인 2대 주주가 되면서 나타난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배력 확장에 이어 경영 수업을 통한 명분 쌓기에 돌입한 신호로도 해석된다. 오너2세를 둘러싼 지배구조 개편의 변화 과정과 그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 후 1년은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 LF 매니저의 지배력 확대 여정으로 요약된다. LF네트웍스는 구 회장을 포함한 친인척이 소유한 기업으로 LF와는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었다. 구 매니저는 인적분할로 탄생한 고려디앤엘(옛 고려조경)을 활용해 LF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소유구조 측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고려디앤엘을 통한 간접 지배를 앞세워 LF의 실질적인 2대 주주에 올라섰다.◇신설 고려디앤엘의 끊임없는 LF 주식 매수
고려디앤엘은 작년 7월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로 탄생한 법인이다. 3개월 뒤인 10월 구 매니저가 고려디앤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분율은 91.58%다. 기존 최대주주는 구 회장으로 지분율이 20.1%였다. 고려디앤엘이 구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 소유 기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구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구 매니저에게로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구 매니저가 고려디앤엘 최대주주에 오른 뒤 고려디앤엘은 법인 명의로 지속해서 LF 주식을 매수했다. 작년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8만 4367주를 장내 매수했다. 11월과 12월에도 고려디앤엘의 주식 매수는 계속됐다. 올해도 장내 주식 매수는 지속됐다. 1월부터 두 차례 주식을 매수했고 3월~5월 각각 12회, 5회, 15회 주식 매수가 이뤄졌다.
가장 최근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19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고려디앤엘은 28차례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고려디앤엘은 내부 보유 자금 이외에 차입으로 자금을 충당했다. 주식 매수에 들어간 28억원가량을 구 회장에게서 차입했다. 10억원은 주식을 담보로 NH투자증권에서 빌렸다.
잇따른 주식 매수로 구 매니저는 고려디앤엘 직접 지배를 활용해 LF 간접 지배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1년가량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과 구 회장의 주식 증여, 구 매니저가 지배하는 고려디앤엘의 주식 매수가 하나의 연결고리에서 움직인 셈이다.
고려디앤엘이 보유한 LF 지분율은 작년 말 6.8%에서 올해 3월 말 7.5%로 상승했고 6월 말 기준 9.4%로 올라갔다. 고려디앤엘은 구 회장의 동생 구본순(8.6%)씨를 제치고 구 회장(19.1%)에 이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6일 기준 10.3%로 지분율은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구 매니저의 개인 지분 1.2%를 더하면 12%에 달한다.
◇'주가 저평가' 장내 매수 집중, 노림수는
고려디앤엘의 거듭된 주식 매수 배경에는 LF의 부진한 주가 흐름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랫동안 이어진 LF 주가 저평가 속에 구 회장이 오너 2세 지분 승계 타이밍을 잡고 인적분할과 주식 매수 밑그림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진한 주가 덕분에 구 매니저는 적은 돈을 들이고도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구 매니저의 고려디앤엘은 LF 주식을 1만 4000원~1만 6000원대에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52주 최고가와 최저가는 각각 1만 8460원, 1만 3500원이다. 10년래 최고가(3만 7050원)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4일 종가 1만 3970원은 52주 최저 수준에 근접한 주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7배 수준이다. PBR 1배는 기업의 장부가치와 시장가치가 같다는 뜻이다. LF 시장가치는 장부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구 매니저는 자금 유통 측면에서 법인 활용의 이점을 살려 LF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1인 주주 회사라도 자금 동원력 쪽에서 개인보다 법인이 현금을 상대적으로 쉽게 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린 고려디앤엘이 향후 적지 않은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되는 점도 구 매니저 쪽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결산 기준 LF 배당금총액 199억원이 올해도 줄어들지 않는다면 고려디앤엘은 최소 2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금을 활용해 고려디앤엘은 LF 지분 추가 매수뿐만 아니라 고려디앤엘 운영 자금으로 쓸 수 있는 등 운용 폭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경업을 영위하는 고려디앤엘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2억원, 마이너스(-) 3억원이다.
구 매니저는 중장기 고려디앤엘 지분을 활용해 지분 스왑 등의 방식으로 LF 직접 지분율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구 매니저-고려디앤엘-LF로 이어지는 지배 체제를 구 매니저-LF로 단순화하는 작업이 남았다. 현 옥상옥 구조의 지배구조는 투명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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