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명가 신협]주민신협, 사회적 가치 창출하는 공동체 '허브'⑪지역민과 함께 이룬 자산 5000억·영업점 4곳 확장
성남(경기)=이재용 기자공개 2023-10-12 07:30:59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3년을 맞았다. 천주교 교인들의 자립을 위해 출범한 신협은 16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과 자산 150조원의 대형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협의 성장 기반에는 지역 금융 기반의 상생·협력 정신이 바탕이 됐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닌 지역 공동체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내실을 다진 결과물이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민신협은 40년 전 주민교회의 단체 신협인 주민교회신협으로 출발했다. 성남에 모여든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설립 목표였다. 경기연합회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기도 했지만 교인 중심의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모아 조합을 지켜냈다.조합원들이 지켜낸 주민신협은 현재 총자산이 5000억원에 이르는 지역 내 대형 신협으로 거듭났다. 지역 신협으로 전환한 뒤 지역밀착형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다. 40년간 성남 주민과 함께하면서 주민신협은 금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 공동체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존폐 위기 교회신협에서 자산 5000억원 대형 조합으로 성장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 이후 성남에는 가난한 이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주민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서 자금을 마련하고 그 자금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주민교회신용협동조합'을 세웠다. 성도 47명이 천 원씩 모아 만든 소형 단체 신협이었다.
전문적 금융 지식이 없었기에 운영이 순탄하지 못했다. 결국 운영을 중단하는 해산총회 공고를 내고 경기연합회로부터 퇴출 통보까지 받았다. 그러나 교인 중심의 조합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임직원들은 신협 철학과 금융기관의 운영 방법을 배우는 등 정상화에 힘을 쏟았다.
주민신협은 1982년 신협 교육을 이수한 이현배 현 이사장을 실무책임자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서민 상호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1986년 자산 1억원을 달성한 이듬해 재무부의 인가를 받으면서 명실상부한 금융기관이 됐다. 이후 수진초등학교의 공식 스쿨 뱅킹 금융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1995년 지역 신협으로 전환한 주민신협은 고속 성장을 시작했다. 명칭도 이때 주민신협으로 변경했다. 자신감이 붙은 주민신협은 2004년에 수정로 대로변으로 본점을 옮겨 은행과의 경쟁을 벌였다. 우려도 컸지만 10년 후 1500평 빌딩을 매입할 정도로 규모를 키웠다. 현재는 본점을 포함해 4개의 영업점을 운영하는 대형 조합이 됐다.
외형 성장은 탄탄한 실적에서부터 비롯됐다. 올해는 고금리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지난 5년동안 1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속해서 대출자산을 늘린 결과다. 지난 상반기 기준 주민신협이 보유한 대출채권은 3821억원이다. 2017년 1818억원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이다. 매년 자산을 늘리고 있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여신 건전성과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주민신협의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9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0%로 1% 미만에서 관리되고 있다.
◇조합원·지역민과 상생하는 '사회적금융 플랫폼'
주민신협의 성장은 조합원·지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민신협도 이에 보답하고자 '행복한 지역경제 공동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사회적금융 플랫폼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주민신협은 현재 '경기도 사회적 가치 벤처펀드'와 '성남시 사회적경제기업 이자 보전' 등 사회적경제 기업과 동반성장 하는 상생협력 대출을 운용하고 있다. 올해는 약 126억원의 상생협력 대출금을 마련하고, 이 중 101억원가량을 사회적경제 기업에 지원했다.
오는 2030년을 목표로 금융협약과 창업지원도 늘려 마을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할 방침이다. 또 지역경제에 공헌하는 기금 20억원 등 사회적경제 기금을 조성하고 사회적경제를 위한 저금리 지원 대출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민신협은 금융뿐만 아니라 지역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자체 매입한 건물을 행복빌딩이라고 명하고 사회경제적 네트워크의 핵심이 되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2014년 성남 지역 협동 사회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크풋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장애 청년 꿈을 잡고', 숯골사랑협동조합, 성남의료생협 등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며 성남 사회경제 네트워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신협 관계자는 "주민신협의 비전은 조합원 생애주기에 따른 삶의 질 향상, 행복한 지역경제 공동체 마을"이라며 "사회적경제의 기금, 저금리 지원 대출 등을 마련해 지역 네트워크의 모범적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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