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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신협]"성남의 커뮤니티뱅크 될 것"⑫이현배 주민신협 이사장 "행복한 지역경제 공동체 이루겠다"

성남(경기)=이재용 기자공개 2023-10-12 07:40:14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3년을 맞았다. 천주교 교인들의 자립을 위해 출범한 신협은 16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과 자산 150조원의 대형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협의 성장 기반에는 지역 금융 기반의 상생·협력 정신이 바탕이 됐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닌 지역 공동체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내실을 다진 결과물이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남을 살만한 도시로 만들어 가는 데 금융이 가진 역할과 기능을 하고자 한다. 성남 지역사회를 견인하는 금융기관 '커뮤니티뱅크'가 목표다."

이현배 주민신협 이사장(사진)은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그 무엇보다 강조한다. 3평 남짓 사무실, 책상 하나뿐이었던 소형 주민신협을 자산 5000억원의 지역 내 대형 조합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은 '지역민'이었기 때문이다.




1982년 갓 제대한 이 이사장은 친구를 찾아 성남 주민교회를 방문했다. 당시 교회 한쪽 벽에는 '주민교회신협(주민교회 전신) 해산총회' 공고가 붙어 있었다.

주민교회신협은 성도 47명이 천 원씩 모아 만든 소형 단체 신협으로, 당시 임직원들은 전문적 금융 지식이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급기야 운영을 중단하는 해산총회 공고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이사장은 신협이 무엇인지 몰랐다. 이후 친구의 권유와 이해학 목사의 안내로 신협 지도자 교육을 받고 나서야 신협 운동에 매료돼 '투신'을 결심했다.

그해 10월 주민교회신협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는다. 경기연합회로부터 한 달 안에 출자금 1000만원을 조성하지 않으면 퇴출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교인 중심의 조합원과 임직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구성원들은 함께 출자금을 조성하고 자발적으로 신협 교육을 이수했다. 이 이사장도 주민운동을 위한 학습과 현장훈련을 받았다. 3평 남짓 공간과 책상 하나의 주민교회신협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 이사장은 "당시 주민교회신협은 다시 일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며 "이 힘은 신협운동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어려움 속에서도 협력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내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위기를 극복한 주민신협은 지역 신협으로 전환하고 고속 성장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성남시 수정로 대로변으로 본점을 옮겨 은행과의 경쟁도 벌였다. 우려가 컸지만 10년 후 1500평 빌딩을 매입할 정도로 규모를 키웠다. 현재는 자산 5000억원, 본점 포함 4개의 영업점을 운영하는 대형 조합이 됐다.

40년간 주민신협을 지키면서 협동과 상생의 힘을 몸소 겪은 이 이사장은 '조합원 생애주기에 따른 삶의 질 향상, 행복한 지역경제 공동체 마을'이라는 주민신협 비전을 세웠다. 금융동반자 그룹을 확대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커뮤니티 형성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주민신협은 2014년 성남 지역 협동 사회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크풋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장애 청년 꿈을 잡고', 숯골사랑협동조합, 성남의료생협 등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며 성남 사회경제 네트워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 사회적 가치 벤처펀드'와 '성남시 사회적경제 기업 이자 보전' 등 사회적경제 기업과 동반성장 하는 상생협력 대출도 운용하고 있다. 올해는 약 126억원의 상생협력 대출금을 마련하고, 이 중 101억원가량을 사회적경제 기업에 지원했다.

상생과 협동의 정신을 공유하는 교육의 장도 마련했다. 주민신협은 2만2900평 규모의 주민신협연수원 '아우내 쉼플스테이'를 약 8년 준비 끝에 오픈했다. 이곳에선 공동체 및 공동선을 실천하는 전문 교육이 이뤄진다. 교육뿐 아니라 사회적 커뮤니티의 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내년 9월에는 국내 첫 '협동조합축제'가 열린다.

이 이사장은 "신협의 창립 정신과 주민신협 40년 역사를 기억하며 '행복한 지역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적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며 "사회경제적 기업을 지원하고 시민단체, 협동조합들과 연대·협동하는 등 조합원 및 지역민들을 위해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배 주민신협 이사장은 1957년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태어났다. 한밭대에서 협동조합 경영학을 전공하고 1982년부터 주민신협에 몸담았다. 이후 2020년 제40차 주민신협 정기총회에서 14대 주민신협 이사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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