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기업명가 재건에 원비즈플라자 효과 톡톡 조병규 행장이 부행장 시절 런칭한 시스템…공급플랫폼 공급으로 장기거래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9 08:16:59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전국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활성화에 나섰다. 당장은 기업대출 자산이 증가하고 거래 건수가 늘어 나면서 외형이 커지고 있다.특히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기업그룹 부행장 시절 런칭한 원비즈플라자(공급망플랫폼)를 통해 기업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기업대출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거래 기업들에 공급망플랫폼을 제공하며 금융 토탈서비스를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전국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대출자산 확대를 진행 중이다. 금리 등 혜택을 내걸고 타행과 거래 중인 중견·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존 거래 기업들에게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장기 거래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전국 대규모 산업단지 내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하고 지점장급 RM과 WM 인력들을 대거 투입했다. 경기도 안산 시화·반월공단을 시작으로 인천 남동산단, 경남 창원공단, 부산 녹산공단 등에 차례로 센터를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여신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16일 현재 원화대출금 총액은 275조3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은 139조5338억원으로 50.67%를 차지했다. 가계대출은 133조6822억원으로 48.54%로 집계됐다.
주로 기업대출이 늘었다. 우리은행이 기업명가 재건을 신 경영전략으로 내놓은 9월을 기점으로 완연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6월말 대비 10월 16일 현재 원화대출은 3.3% 성장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대출 성장세가 1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소기업대출 3.5%, 개인사업자대출 0.3% 등 증가세를 보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기업금융 활성화 전략이다. 우리은행의 기업명가 재건은 단순히 기업대출 잔고를 늘리자는 캠페인은 아니다. 과거 상업은행 시절부터 강점을 보였던 기업과의 다양한 거래를 활성화해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공금망플랫폼 활성화도 추진하고 있다. 공급망플랫폼은 일종의 B2B 거래채널이다. 기업들을 이 공급망에 끌어들여 향후 지속가능한 거래 관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노력이다.
공금망플랫폼은 구매업무 시스템화와 수기업무 자동화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체계적인 구매관리시스템이다. 이 플랫폼은 조 행장이 기업그룹 부행장으로 있을 때 런칭했다. 우리은행이 엠로(국내1위 SCM솔루션 업체)와 협업해 시스템을 개발했다. 우리은행은 비용 없이 거래 기업들에 이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단순한 여수신 거래를 뛰어 넘어 기업의 사무처리 영역에까지 파고들어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공금망플랫폼을 통해 업무데이터를 자산화하면서 동시에 원가절감 등 효과를 낼 수 있다.
더불어 금융 서비스에서도 편의를 제공한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업은 보증서 보증비율 상향 및 보증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기술보증기금의 공급망금융활성화 협약보증, 신용보증기금의 공급망금융활성화 협약보증 등을 통해 다양한 혜책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업금융 토탈솔루션 제공을 통해 우리은행은 최종적으로 공급망금융(SCF, Supply Chain Finance)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 운전자금을 안정적이고 빠르게 지원하고 원자재 조달부터 제품 생산, 유통, 최종 판매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을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원비즈플라자의 핵심 전략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무처리 시스템을 은행의 ICT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여 장기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기업이 우리은행과 거래 관계를 맺으면 그 이후부턴 지속적으로 우리은행과 거래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명가 재건은 기업대출 만을 늘리자는 단순한 구상은 아니다”라며 “우량 대출자산 유치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대출을 늘리는 동시에 장기 우량고객을 확보해 이들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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