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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명예회장, 금호미쓰이화학으로 복귀한 배경은 합작사의 강력한 복귀 요청…증설 투자 드라이브 걸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3-11-02 11:39:3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사진)이 용퇴 선언을 깨고 다시 현역에 복귀한 데에는 금호미쓰이화학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명예회장 측에 직접 연락해 회사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어 줄 수 있는 핵심 인사가 돼 달라고 부탁했단 후문이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 1989년 금호석유화학과 미쓰이케미칼이 50%씩 투자해 만든 합작사다. 폴리우레탄의 원재료가 되는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를 생산한다. 매해 2000~3000억원대 이익을 내고 있고 2003년(-5억원)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만큼 그룹사 내에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중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국내 메이저 MDI 업체 한국바스프와 시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이에 생산능력(CAPA) 확대 경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내년까지 20만톤(t) 증설 작업을 완료해 연 61만t의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연 매출 1조 50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금호미쓰이화학이 박 명예회장에게 연락을 건 시점은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되고 바로 직후인 때다. 양사 협력이 중요한 상황임을 감안해 중량급 인사를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과 미쓰이케미칼의 주요 인사와 접촉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복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 명예회장과 금호미쓰이화학과의 인연은 상당히 깊다. 지난 1998년 금호미쓰이화학 등기이사가 된 이후 대법원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원심판결을 확정한 2021년까지 이사회 활동을 이어왔다. 이 중 2000년~2002년, 2010년~2021년에는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합작사의 책임자로 일했다.

박 명예회장은 '명예회장'이라는 칭호가 어색할 만큼 여전히 금호석유화학그룹의 핵심이다. 그는 지난 1976년부터 금호석유화학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약 47년에 걸친 기간이다. 금호그룹 유동성 위기부터 조카 박철완 상무의 난까지 회사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국내 굴지의 석유화학사를 만든 장본인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3세 경영 시대가 본격화한 상황이다. 박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이 지난해 말 기획조정부서를 아우르는 총괄사장이 됐고, 딸인 박주형 부사장도 현재 기획·관리본부 총괄 소속으로 박 사장을 돕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5월 금호피앤비화학 등기이사에 선임되며 계열사로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금호미쓰이화학만큼은 박 명예회장 이후 오너가의 자리가 공석이었다. 단순한 사업적 이해도를 넘어 친밀도와 적응력도 중요한 만큼 막 경영 일선에 나선 3세가 담당하기엔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합작사의 경우 양쪽의 이해관계가 동등하게 대변되지 못할 경우 투자 결정 자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박 명예회장이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복귀를 결정한 배경이다. 그는 현재 취업제한 규제는 물론 전과도 사라진 상태다. 대표 선임 제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MDI 증설 투자를 이끌며 금호미쓰이화학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박 명예회장이 용퇴 선언을 깬 셈이 됐지만 '본체' 금호석유화학으로의 복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올해 5월부터 최근까지도 그는 회사로 출근해 간단하게나마 업무 보고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 자체에 대한 의지가 여전한 셈이다.

다만 취업제한 이후 3세 경영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간 상황이다. 세대교체가 순항 중인 상황에 개입할 필요성이 없는 만큼 기존처럼 후견인 역할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으로의 복귀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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