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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운용 OCIO 펀드 물거품…신한AI 청산 여파 일임·자문 라이선스 소멸로 협업관계 지속 불가

이돈섭 기자공개 2023-11-10 08:20:5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자산운용이 신한AI와 함께 추진하던 OCIO 공모펀드 출시 계획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AI를 신한은행 내부로 편입키로 결정하면서 더 이상 하이운용 펀드 구축 파트너로 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이운용은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 고금리 시장 환경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AI와 하이운용이 함께 추진해 왔던 OCIO 펀드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됐다. 하이운용이 지난해 하반기 신한AI 측에 OCIO 펀드 출시를 위해 자문을 요청한 후 1년여 만이다. 하이운용은 당초 올 상반기 중 OCIO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시딩 자금 유치를 위해 펀드 출시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하이운용 OCIO 펀드 출시 무산은 신한AI가 신한은행에 흡수되는 데 따른 결과다. 신한AI는 투자자문·일임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신한은행은 이들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 신한AI가 신한은행 내부로 편입되면 신한은행이 해당 라이선스를 신규 취득하지 않는 이상 기존 라이선스 기반 사업은 추진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신한AI 임직원들은 대부분 신한은행 내 자산운용 알고리즘 개발 인력 등으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 금투업계 일각에서는 신한AI가 신한은행으로 편입되고 라이선스가 여전히 유효하더라도 계열 운용사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외부 운용사와 별도의 협업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운용 관계자는 "신한AI가 신한은행 안으로 편입되면 자문, 일임 라이선스 등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파트너를 구해야 사업을 진전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고금리 시장 상황이 OCIO 펀드에 자금을 유치하기에 어렵기 때문에 환경 변화와 트랜드 변화 등을 살펴 본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운용은 OCIO 시장과 퇴직연금 시장 확대를 대비해 OCIO 공모펀드 출시를 준비해 왔다. 올해 펀드를 출시해 트랙레코드를 쌓은 뒤 퇴직연금 DB 적립금과 기관 여유자금 등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2021년 블랙록자산운용 리테일 사업을 인수해 해외 재간접 펀드를 이관받은 이후 새로운 사업을 개척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올초 사공경렬 전 하나UBS자산운용 관리본부장이 하이운용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하이운용은 상품경쟁력과 운용경쟁력 제고 등 내실강화 과제를 내걸었다. OCIO 펀드 출시를 주도한 조직은 SAE운용본부로, 현재 엑스포넨셜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김태선 전 SAE운용본부장이 이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원리금보장형 매력도가 높아진 반면 대외 리스크로 증시가 출렁였고, 실적배당형 인기는 주춤해지면서 시딩 자금을 유치하기가 어려워졌다. 기업이 운용을 주도하는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의 경우 연말께 상품 계약이 새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도 원리금보장형의 강세가 예상된다.

실제 연초 이후 하이운용의 계열사인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등이 이 펀드 시딩 자금 투입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진척이 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금융그룹 소속 운용사의 OCIO 공모펀드는 대부분 계열 은행과 증권사 등 자금 기반으로 2~3년의 트랙레코드 누적 기간을 거쳐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여지곤 한다.

3일 현재 하이운용의 운용규모(순자산총액+평가액)는 14조3080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3조원가량 증가했다. 채권형 펀드 운용규모가 4조8594억원(34%)로 상품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식형 펀드가 4조1850억원(29%)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작년 한 해 순이익은 약 4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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