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부동산 PF 부담...하이투자 'AA' 진입 무산되나한신평, 등급전망 긍정적→안정적 조정…타 신평사, 분기보고서 제출 후 변동 가능성 '주목'
이정완 기자공개 2023-11-09 13:52:2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의 AA급 신용도 도전이 1년 만에 무위로 돌아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모두 'A+, 긍정적' 등급을 부여하며 AA급 진입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했다.한국신용평가는 이미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사의 선제적 조정에 다른 신용평가사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달 중순 3분기 실적이 공시된 후 이를 반영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받은 긍정적 전망 '반납'
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다. 9월 파생결합사채 평가 때부터 이 같은 등급 전망을 매긴 뒤 업계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이뤄진 금융업 정기평가 전부터 하이투자증권을 주요 검토업체로 선정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부동산PF를 중심으로 한 IB(투자은행) 실적 호조세로 인해 지난해 3월 '긍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지만 올해 들어 사정이 달라진 셈이다.
당시 한국신용평가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100%를 하회하는 등 위험 익스포저 부담이 낮아질 경우 등급 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지금까지 매분기 자기자본보다 낮은 수준으로 PF우발부채를 관리해왔다.
하지만 질적 위험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자 해당 사업장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이 10%에 육박한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0.3%였던 수치가 지난해 말 7.7%로 상승하더니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개발 부동산이 위치한 지역과 용도, LTV(Loan-To-Value)를 고려했을 때 높은 리스크를 지적 받았다.
◇수익성 저하로 하향 가능성 확대
이제 관심은 다른 신용평가사의 결정에 쏠린다. 한국기업평가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해 여전히 'A+, 긍정적' 등급과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해 3월 ‘A+, 긍정적’ 평가를 내렸으나 지난 6월 등급이 만료됐다.
신용평가업계는 이달 중순 하이투자증권이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뒤 정기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공식적으로 평가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한국신용평가처럼 등급 전망을 하향시키는 방향에 무게추가 쏠린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PF 리스크다. 지난달 말 공개된 DGB금융지주 IR(Investor Relations)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에도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쌓았다. 87억원의 비용을 처리해 이익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분기 일시에 112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한 것을 시작으로 1분기 309억원, 2분기 125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 4분기 연속으로 비용 처리를 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중 부동산 충당금과 관련된 부분을 주로 살필 예정'이라며 "충당금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지면 평가 모델상 신용도 하방 압력이 세진다"고 말했다.
여전히 높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도 부담이란 평이다.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우발부채 비중은 80%로 2021년 말 120%를 상회했을 때보다는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기자본 3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가장 높은 수치다. 이들 증권사의 중위값은 50% 수준이다.
다른 관계자도 "최근 증권업계가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어려운 업황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다른 증권사는 분기 손실을 중심으로 살필 예정이나 부동산PF와 관련해서는 하이투자증권을 중요하게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A급 신용도를 이어간다 해도 당장 조달 우려는 덜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부동산PF 리스크 관련 우려가 커지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택했다. 자체 신용도가 아닌 DGB금융지주가 지급보증에 나선 덕에 이 회사채는 'AAA, 안정적' 평가를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보증채 발행을 비롯 최근 크레딧 라인 확충 노력 등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수한 유동성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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