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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증여지도 돋보기]매년 주담대 늘리는 정유경, 이자부담 ‘커지네’②1200억원 담보대출 실행, '연간 이자만 60억' 보유주식 77% 묶여

변세영 기자공개 2023-11-29 07:08:21

[편집자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0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에게 지분을 상당부분 증여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 자녀는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등 방식으로 세금을 납부해 왔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이명희 회장이 잔여량 주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마침 이마트와 신세계의 주가도 10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증여에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더벨은 신세계그룹의 지분 이양 히스토리와 오너일가의 증여세 마련 방식, 향후 남은 과제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부친과 모친으로부터 주식 증여를 통해 ㈜신세계 지분을 크게 늘렸다. 증여세도 상당했다. 정 사장이 증여세 납부를 위해 선택한 건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이다. 2021년부터 2022년, 올해까지 3년 내내 각각 400억원씩 대출받아 주담대 규모만 총 1200억원에 육박한다.

◇2020년 증여로 약 1000억원 조세부담, 주식 공탁 연부연납 실행

정 사장이 ㈜신세계 주주명부에 등장한 건 1990년대 중반쯤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신세계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첫해인 1999년 보고서부터 이미 이름이 등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1999년 당시 지분율은 0.97%에 그쳤다. 이후 정 사장의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은 모친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증여와 장내매수 등으로 주식 수를 꾸준히 늘려갔지만 정 사장은 2005년까지 장기간 지분율이 0%대에 머물렀다.

변곡점이 생긴 건 2006년이다.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이 ㈜신세계 주식 147만주 전량을 남매에게 증여하면서다. 정 사장은 75만9983주를 수증했다. 정 사장의 지분율이 단숨에 4.03%로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는 두 남매 모두 주담대를 이용하지 않고 물납을 택했다. 2000년대는 아직 경영에 전면으로 나서던 시기가 아니었던 만큼 소위 ‘지분 사수’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증여세를 주식으로 납부하면서 정 사장의 지분은 2.52%로 줄었다. 현금 부담은 제로였던 셈이다.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이후 2011년 이마트 인적분할, 2016년 남매의 지분 맞교환, 장내매수 등을 통해 정 사장도 지분율을 계속 높였다. ㈜신세계 최대주주에 오른 건 2020년 9월이다. 이 회장이 ㈜신세계 지분 8.22%를 정 사장에게 증여했다. 증여공시가 이뤄진 날 종가기준으로 보면 신세계(20만8500원) 1680억원 상당이다.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올라갔다.

최대주주 할증 및 과세표준 최고세율을 적용하면 정 사장은 약 1000억원의 증여세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금으로 한 번에 완납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이다. 정 사장은 정 사장은 법원에 5년(6번)에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신청했다. 단순 계산 시 연부연납 가산금을 포함해 정 사장은 매년 170억원 규모 세금부담을 안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부연납을 위해서는 세무서에 주식을 담보로 맡겨야 한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은 연부연납과 함께 용산세무서에 총 90만주를 공탁했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세무서에 맡긴 40만주 담보가 해제됐다. 증여세의 절반가량을 납부하면서 주식 공탁계약이 해지됐고 담보 주식 수도 50만주로 대폭 축소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출 매년 400억씩 늘려, 연간 부담하는 이자만 60억원

재원 마련 창구는 ‘담보대출’로 꼽힌다. 정 사장은 2021년 6월 30만주를 맡기고 400억원, 2022년 6월 28만주로 400억원을 빌렸다, 담보유지비율이 존재하는 만큼 주가 등락에 따라 담보 주식 수가 매년 달라졌다. 올해 6월에도 주식 34만주를 맡기고 400억원을 대출받았다. 총 주담대 규모만 1200억원에 달한다.


주담대 이자율은 4.99%다. 정 사장이 매년 대출을 늘리면서 이자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2021년 지급해야 할 이자는 20억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1년에 60억원을 내야한다. 연부연납(170억원)에 주담대 이자를 더하면 증여세 관련 비용으로만 연간 230억원이 소요되는 것이다.

실제로 대출 없이 정 사장이 재원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2022년 결산기준 정 사장이 ㈜신세계로부터 받는 배당은 68억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는 27억원이 유입됐다. 정 사장이 지난해 ㈜신세계에서 받은 보수(상여포함)가 3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 해에 양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수취할 수 있는 재원은 130억원 수준이다.

다만 정 사장은 배당소득이 상당한 만큼 종합소득세로 누진세율이 적용될 시 최대 45% 세금을 뗀다. 다시 말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85억원 안팎이라는 뜻이다. 결국 배당과 보수로는 이자비용만 커버할 수 있고 연부연납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올 3분기 말 기준 정 사장은 ㈜신세계 주식 182만7521주를 보유한다. 이중 용산세무서와 한국증권금융에 묶인 주식은 142만주로 전체 보유주식 중 77.7%가 묶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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