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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 정신아의 특명 '쇄신'…카카오 위상 강화할까카카오·경영쇄신위 중심으로 의사결정권 강화 전망…성장동력 육성·수익성 방어 '과제'

이지혜 기자공개 2023-12-15 10:00:48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새 대표이사(CEO)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CEO가 내정되면서 당장 착수할 과제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는 정 내정자가 쇄신TF(태스크포스)장을 맡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안으로는 고착화한 악습과 관행의 뿌리를 뽑고 밖으로는 사법리스크와 정치권의 압박을 풀어내는 게 과제라는 의미다.

이와 함께 할 파트너로 박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거론된다. 김범수 창업자는 카카오의 쇄신 작업을 박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에게도 맡기고 있다. 정 내정자가 그와 보조를 맞추며 카카오 쇄신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 내정자가 카카오를 사실상 지주사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계열사의 의사결정과 경영을 관리, 감독하는 구심점으로 세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 창업자의 의지이기도 하다. 김 창업자는 계열사에 전적으로 권한을 위임했던 성장 방식과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첫 과제 ‘쇄신TF장’, 카카오 위상 강화할까

13일 카카오에 따르면 정 내정자가 차기 CEO로 결정됐다는 사실을 밝히며 그의 첫 번째 역할로 쇄신TF장을 언급했다. 이는 정 내정자가 최우선으로 착수할 작업이 카카오의 경영쇄신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카카오의 쇄신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를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쇄신TF는 김 창업자가 이끄는 경영쇄신위원회의 하위기구이자 실행기구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실상 정 내정자를 비롯해 그룹 내에서도 김 창업자의 최측근 소수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자는 물론 인원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김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쇄신위원회에서 정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렇게 정해진 사항은 정 내정자가 이끄는 쇄신TF로 하달돼 실행에 옮겨지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내정자가 쇄신 TF장으로서 개선해야 할 사항은 최근 김 총괄이 폭로했던 내부 비리 등에 그치지 않는다.

김 창업자가 카카오와 계열사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영어이름과 수평적 기업문화에서부터 인력체계와 조직구성, 계열사와 의사소통 방식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중앙집권적 구조로 거버넌스를 재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내정자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 책임경영을 실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는 김 창업자가 강조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사내공지에서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계열사마다 성장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의 전문성이 이 지점에서 크게 발휘될 수 있다는 기대섞인 관측도 나온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10여년간 일하며 스타트업부터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다양한 기업을 접하고 이들의 애로를 겪은 만큼 각 계열사에게 맞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가 사실상 지주사로서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고 그룹을 아우르는 핵심 의사결정은 김 창업자가 이끄는 경영쇄신위원회가 내리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거버넌스 구조가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전실은 해체되기 전까지 고위급 임원 다수를 포함한 200명 안팎의 인원, 7개 팀으로 구성돼 삼성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했다.

종전까지 카카오그룹의 콘트롤타워로 여겨졌던 CA협의체는 계열사의 사업방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들의 자율경영을 존중하는 선에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계열사를 이끄는 조직이라기보다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에서 머물렀다.

카카오그룹의 쇄신을 위해 합을 맞춰야 할 인물도 적지 않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다. 김 총괄은 올 9월 CA협의체를 개편할 당시 영입된 인물이다. 현재 카카오그룹의 자체적 감사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내부위원으로도 소속되어 있다.

비록 내부비리 폭로, 욕설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그가 맡은 역할이 큰 데다 김 창업자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정 내정자가 그와 시너지를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 핵심사업 집중, 뉴이니셔티브·엔터테인먼트 ‘주목’

김 내정자는 카카오의 성장엔진이 멈추지 않도록 신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는 CEO 본연의 업무이기도 하다.

특히 김 창업자가 공을 들이는 뉴 이니셔티브에 정 내정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는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뉴 이니셔티브는 미래 10년을 이끌어갈 것으로 점찍은 분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카카오브레인이 이끄는 AI(인공지능)사업, 카카오헬스케어가 추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 등으로 대외적으로 공표하기는 어렵지만 정 내정자가 힘을 쏟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그동안 내수 중심으로 사업을 펼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단시간에 수익성을 확보하며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길로 여겨진다.

동시에 정 내정자는 카카오의 수익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사법리스크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수익원이었던 가맹 택시 수수료를 대폭 인하해야 할 상황에 몰려 있고 AI사업 투자 비용도 수천억원대다.

다시 말해 사법리스크, 정치적 리스크 등을 겪는 가운데 최대한 수익성을 방어하며 신성장동력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사법리스크로 총수 공백, 기업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에 몰린 만큼 우선 거버넌스를 개혁한 다음 수익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정 내정자가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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