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AAA등급 신호탄]형 뒤쫓는 아우 기아, '가보지 않은 길' 갈까⑥프리플A 상향트리거 속속 충족…신평업계 논의 가능, 관건은 '성장 지속성'
권순철 기자공개 2024-01-02 08:12:56
[편집자주]
현대자동차의 '트리플A' 등급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가둔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가 'AA+' 등급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선제 조치에 나섰다. 'AAA' 지위를 반납한 지 5년, 처음 입성한 지 12년만이다. 더벨은 현대차가 '순수 민간기업 유일' AAA라는 타이틀을 다시 거머쥘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3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맏형' 현대자동차와 함께 최상위 신용등급을 거머쥐는 기회를 얻을 것인가. 기아는 이미 신용평가사 3사가 제시한 등급 상향 조건 대부분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등급은 올해 초부터 'AA+, 안정적'으로 일제히 상향된 상태다.다만 현대차와 달리 트리플A에 도달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AAA'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할 때 정량적 지표를 충족하는 것 외에 정성적 평가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황이 좋지 않을 때도 현재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 평가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 기아, 트리플A 트리거 하나둘씩 '만족'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아는 트리플 A로 상향 조정되기 위한 정량적인 기준 대부분을 만족하고 있다. 기아의 신용등급은 지난 3월 'A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기아가 스플릿 없이 AA+ 등급을 받은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이전까지 트리플 A에 올랐던 민간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기아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제시한 '트리플 A' 등급 상향 트리거를 건드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월 수익성 지표인 EBITDA 마진이 13.5% 이상을 기록함과 동시에 현금유동성비율 200%를 상회한다면 등급 상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기평이 등급 산출 과정에서 적용한 자동차업 신용평가방법론에 따르면 기아의 현금유동성비율 항목은 AAA를 부여받았다. 현금유동성비율이 AAA를 받기 위해서는 200%를 넘어야 한다.

아직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등급 상향 트리거는 충족하지 못했다. 한신평은 등급 상향을 위한 구체적인 수치로 기아가 조정 EBITDA 마진을 15% 초과했을 경우를 들었다. 기아의 EBITDA 마진은 14.5%이지만 중국 내 합작사인 강소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KCN)의 지분율을 반영하여 합산한 값이다. 이를 조정한 뒤의 EBITDA 마진은 14.5%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신평이 집계한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우수한 궤도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2년간 10%대를 상회하고 있다. 2020년 이전 2~3%대에 머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1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3분기 연속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추세로 미루어보았을 때 기아는 신평사 3곳이 제시한 등급 상향 트리거들을 수월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EBITDA 마진은 2017년 이래 거의 매년 1%p 이상 증가해왔다. 반면 현대차는 한기평에서 제시한 현금유동성비율 200%를 달성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말 기준 현대차의 현금유동성비율은 147%에 머물러있다.
◇ AAA 등극 험로 무게…업황 사이클에도 성장 고수 '키'
다만 실제로 기아가 트리플 A에 등극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들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트리플 A에 도전하는 만큼 양적인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평가 요소들이 비중있게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지금도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인 만큼 추가 상향을 위해서는 엄격한 잣대가 요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평 관계자는 "현재 기아의 신용등급은 이미 최상단에 근접해있다"고 하면서 "트리플 A는 사실상 최고 등급인데 현대차와는 다르게 처음 도전하기 때문에 정량적인 지표를 충족하는 것만큼 정성적인 측면에서의 허들을 넘는 쪽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표적 잣대로 사업 경쟁력이 꼽힌다. 올 초 한기평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지역 다각화 항목에서 기아보다 현대차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나신평도 제품 및 지역 다각화 측면에서 현대차에 최고 점수를 부여했다. 트리플A라는 크레딧 시장의 상징적 등급을 부여하는 결단이 내려지려면 정량적 상향 지표는 물론 정성적 평가요소를 현대차와 유사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나신평 관계자는 "매출 규모는 유사하지만 프리미엄 차량 등 차종 다양성과 현지화 체제가 확립된 해외 지역 수에 있어서 현대차가 앞서 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향후 산업 사이클이 하방 국면에 진입했을 때도 양호한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힌다. 한신평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을 때도 하방 리스크를 어느 정도 지지하는지 확인이 돼야 등급 상향 조정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하면서 "그러한 역량을 확인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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