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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횡령 이어 불법 차명거래…지주 통제력 시험대 기관경고·과태료 처분, 금융사고 잇따라 발생…'겸직 임원' 권재중 CFO 중책

최필우 기자공개 2023-12-29 08:13:1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횡령 사태를 겪은 경남은행에서 불법 차명거래도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도 취약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금융사고 원인으로 꼽힌다.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체계 정비를 위해 BNK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은행은 우리금융그룹을 거쳐 BNK금융그룹에 합류해 다른 그룹사와 다소 이질적인 조직 문화와 시스템을 갖고 있다. 경남은행 부행장을 겸하는 지주 임원을 통해 통제력을 강화하고 일관된 체계를 적용해야 금융사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부통제 강화 전 사고…분위기 수습 '절치부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직원 불법 차명거래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가 발생한 경남은행에 기관경고 및 과태료 1억1000만원 제재를 내렸다.

경남은행 전 지점장 A씨는 2018년 4월~2020년 7월 본인의 명의가 아닌 장모 명의로 차명 계좌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53일 간 193회의 주식 매매 거래를 했고 사고판 금액은 총 2억1000만원 규모다.

금감원은 경남은행이 설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2019년 3~8월 일반 투자자 195명에게 사모펀드 207건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가입 금액은 376억3000만원이다.

올해 대규모 횡령 사태 발생으로 금융권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경남은행은 이번 제재로 임직원 사기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금융사고 사실이 재차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만 경남은행이 내년 대대적인 내부통제 혁신을 예고한 만큼 비판 여론이 확산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경남은행은 2024년 조직 개편을 통해 윤리경영부와 상시감시팀을 신설했다. 내부통제 역량을 고도화하고 관련 전문성을 확보해 금융사고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부행장 겸직' 지주 CFO에 쏠리는 눈

경남은행의 자체적인 노력과 별개로 BNK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BNK금융은 현재 자회사로 있는 부산은행을 모태로 한다. 2014년 합병을 전제로 경남은행을 인수했으나 구성원 반발로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달리 경남은행에는 지주의 지배력이 충분히 미치지 않아 감시와 견제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BNK금융도 이를 고려해 2024년 인사에서 지주 임원에게 경남은행 부행장 겸직을 맡겼다. 새로 영입된 권재중 BNK금융 부사장이 경남은행 부행장을 맡는다. 권 부사장은 경남은행에서 리스크 관리와 준법감시까지 담당하는 임원은 아니지만 최근 신설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만큼 지주 회장의 의중에 따라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는 CFO를 통해 그룹사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지주가 폐쇄적인 은행 조직 문화를 바꾸는 건 쉽지 않지만 CFO가 명확한 재무 현황을 파악하면 지주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이번 조직 개편에서 CFO 자리를 신설한 것도 그룹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지방금융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주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지주의 감시나 견제 기능이 약화되기도 한다"며 "BNK금융이 CFO 직제를 신설하고 힘을 실어주는 건 계열사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일련의 금융사고 재발을 막으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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