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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테크를 움직이는 사람들]에이블리 최하늘, '취향추천 혁신' 흑자전환 주역으로③AI 맞춤형 쇼핑으로 이용자 끌어 모아, CTO·CISO 겸직 '중책'

변세영 기자공개 2024-01-30 07:17:45

[편집자주]

코로나19로 연평균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성장률이 10%대로 떨어지며 옥석 고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이 같은 풍랑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 경험 혁신을 내걸며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이커머스를 지탱하는 힘은 단연 '테크'다. 소비자가 무엇을 구경하는지, 어떤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지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게 됐다. 더벨은 이커머스의 ‘테크’를 책임지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면면을 들여다보고 업체별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블리(법인명 에이블리코퍼레이션)는 국내 최대 여성패션 플랫폼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에이블리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384만명으로 패션부문에서 무신사에 이은 2위다.

지난해 에이블리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변곡점을 맞이했다. 2023년 3월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후 영업이익을 계속 경신하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구조조정이나 비용축소 등이 아닌 매출 증대를 통한 ‘성장형 흑자’라는 설명이다. 현재 연간거래액(GMV)이 조 단위를 넘어서면서 영업이익을 일구는 국내 패션 버티컬커머스는 에이블리와 무신사가 유일하다.

에이블리는 흑자 전환의 핵심 요인을 '기술력'이라고 자평했다. 15년간 '개인화'를 연구한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취향 맞춤 서비스를 완성한 덕분이라고 했다. 흑자전환 숨은 공신으로 테크를 강화한 최하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거론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포항공대 수석' 탑급 개발자로 스타트업˙대기업 종횡무진
최하늘 에이블리 CTO

최 CTO는 학창시절부터 프로그래밍 기술이 상당했다고 한다. 데프콘(DEFCON)에서의 수상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데프콘은 매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보안/해킹대회다. IT업계에서는 데프콘 본선 진출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높게 평가할 만큼 어려운 대회다. 최 CTO는 해킹 방어 대회에 출전해 3위를 차지하며 국내 탑급 개발자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포항공대 수석 졸업 이후 최 CTO는 국내 토종 OTT 서비스 플랫폼 ‘왓챠’ 공동 창업에 나선다. 에이블리 창업자인 강석훈 대표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부터다. 강석훈 대표 역시 왓챠 공동창업자 중 한명이었다.

왓챠에서 5년간 초기 안정화 작업을 진행한 후 대기업의 시스템을 경험하고자 2017년 삼성SDS, 2018년 네이버 라인플러스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이후 스타트업 환경에 다시금 갈증을 느끼던 찰나 2019년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의 권유로 신임 CTO로 합류했다.

현재 에이블리에서 개발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최종적으로 담당하고 동시에 전공 분야 능력을 살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도 겸임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24시간 원활하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보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AWS 대신 AI 취향추천 승부수, 12억개 ‘상품 찜’ 등 분석

에이블리는 사업 초기부터 취향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직접 개발했다. 이커머스업계에서 AWS가 빈번했지만 에이블리는 차별화를 위해 기술력에 승부를 건 셈이다. AWS는 목적형 구매에 적합한 아마존의 알고리즘이다.

최 CTO는 패션의 경우 스타일에 관계없이 무작위로 노출되는 AWS 구매환경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치마를 예로 들면 종류만 해도 상당히 많지만, 길이감이나 콘셉트 등 취향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같은 카테고리로 묶이는 상품이 다발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캐치한 것이다. 이용자와 유사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다른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한 취향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배경이다. 차별화된 구매환경은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져 매년 성장 가도를 달리는 비결이 됐다.

왼쪽부터 에이블리, 4910(사구일공), 아무드

초개인화 커머스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빅데이터가 주효했다. 에이블리는 5000만 개의 리뷰, 12억 개의 '상품 찜'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1분에 관심상품이 1000개씩 저장되는 셈이다. 이 같은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면 정교한 취향추천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올해 최 CTO는 신규 먹거리로 남성앱 ‘4910’과 일본 앱 ‘아무드’를 공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그간 에이블리는 이용고객이 대부분 여성으로 풀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남성을 공략하며 서비스를 확대해 밸류업에 나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단순히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다양한 커뮤니티 요소들을 접목해 교차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락인(Lock-in) 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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