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오리온 CFO, 지분 매수로 '바이오' 힘 싣는다 레고켐바이오 투자 발표 후 시총 1조 증발, 오너 아닌 실무자 '책임경영' 메시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1-30 13:46:1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의 곳간지기인 김영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 발표 후 시가총액이 약 1조원 가까이 빠지자 주가 부양을 위해 책임 경영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특히 오리온그룹은 오너 외에는 실무진의 자사주 거래가 활발한 곳은 아니다. CFO가 직접 장내매수에 나선 것도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빅딜 발표 후 마음이 돌아선 주주 달래기를 위해 오너가(家)가 아닌 실무진이 직접 등장하며 바이오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영훈 오리온 재경실장 상무는 지난 19일자로 1주당 9만900원에 1500주를 취득했다. 투자 규모는 1억3635만원으로 집계된다. 김 상무는 오리온의 지원본부 산하에 위치한 재경팀을 이끄는 CFO이자 오리온홀딩스 경영지원팀 상무로 오리온그룹의 흐름을 관리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김 상무는 신세계그룹 출신으로 2019년 오리온 재경팀 경리파트장으로 입사해 2021년 말 재경팀장으로 승진하며 CFO 역할을 맡게 됐다.
오리온그룹은 그룹 내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사업회사 오리온과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 한 몸처럼 움직인다. 허인철 부회장이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에서 각각 경영 총괄을 맡고 있으며 각 사의 재무라인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박성규 부사장이 오리온홀딩스의 CFO인 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오리온의 지원본부 산하에는 재경팀이 있는데 이번에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 김영훈 CFO가 수장이다. 김 CFO는 오리온홀딩스의 재경팀장으로 박성규 부사장을 지원한다. 크게 보면 박성규 부사장과 김영훈 CFO가 허인철 부회장을 보좌하는 구조다. 허 부회장의 '믿을맨'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그동안 김영훈 상무와 박성규 부사장은 오리온그룹의 바이오 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향후 R&D 강화뿐 아니라 유망한 기업의 인수합병(M&A) 기회가 생길 때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실탄을 축적했다. 2020년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 중국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노믹트리, 하이센스바이오 등의 지분 투자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넉넉한 곳간 덕분이었다.
오리온그룹은 투자를 통해 암 체외진단 키트, 결핵백신,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시장에 진출했지만 자체 보유 기술이 없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나선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중국 지역 지주사인 팬 오리온을 통해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레고켐바이오에 약 5487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레고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치료제 ADC에 대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기업 투자 소식을 밝혔지만 자본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발표 당일 종가는 11만7100원이었는데 16일 전일보다 17.51% 내린 9만6600원을 기록했고 17일에는 8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15일 기준 4조6000억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원 가까이 증발한 상태다.
레고켐바이오 지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되자 김 상무가 장내에서 매수를 추진한 것이다. 김 상무는 15일 종가 대비 22% 낮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리온그룹은 임원진이 주가 부양을 위해 활발하게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곳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공시를 찾아봐도 임원 선임과 퇴임에 따른 정리건 외에는 특별한 건이 없다. 허인철 부회장이 2019년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 지분을 매입한 건이 있지만 이 외의 임원들의 눈여겨볼 만한 거래건은 없었다. 지분 공시에 CFO가 이름을 올린 것도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행보라는 점을 주식 매수를 통해 시장에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김 CFO의 주식 매입 건은 회사의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과 지속적인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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