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07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랜드는 2000년 개장 이래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라는 독점적 권한을 바탕으로 매년 엄청난 성장을 일궈왔다. 국내 레저업계 ‘철옹성’같은 존재였다.그런데 최근 성곽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엔데믹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매출과 방문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랜드 방문객은 2019년 대비 80~85% 안팎에 그친다고 한다.
일차적 원인은 당연히 서비스 경쟁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카지노의 트렌드는 단연 '복합리조트(IR)'다. 카지노와 숙박·레저·쇼핑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형태다. 강원랜드의 경우 하이원리조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노후화된 시설로 IR과는 거리가 멀다.
이밖에 공무원식 사고방식을 탑재한 직원 불친절과 제한적이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식당 메뉴에 대한 불만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카지노라는 소위 ‘원툴’로 독과점 타성에 젖어 안일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엔데믹 이후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들이 IR 시설을 확장하며 고객을 유혹하는 가운데 더 이상 강원랜드에 갈만한 유인이 크지 않다.
위기감을 느낀 강원랜드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내부에 경쟁력강화 TF팀을 신설하며 제2 도약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같은 TF를 만든 건 역사상 처음이다.
다만 단순 액션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절대적이다. 강원랜드의 경쟁력 퇴보에는 이곳저곳 ‘규제’ 딱지를 붙인 점도 한몫해서다. 도박중독자 양산을 막겠다는 명목 하에 20시간 출입으로 제한하고 매출 총량제 등을 도입한 게 대표적인 예시다. 정부에서 머신 대수를 늘리는 걸 허가해주지 않아 입장객 대비 머신이 부족해 입장료를 지불했음에도 게임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문제로 거론되는 사항 중 하나다.
정부의 규제가 강원랜드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도리어 암시장 확대로 귀결됐다는 지적도 되새겨 봐야한다. 강원랜드를 이탈한 고객들이 온라인 불법도박 늪에 흡수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불법 도박시장 규모가 3년 새 25%나 성장해 100조원에 달한다는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합법 카지노장 규제가 불법 사행도박으로 이어진 풍선효과다.
강원랜드 혁신에 있어서 자성과 노력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규제완화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충분조건일 수밖에 없다. 규제 허들을 낮춰 암시장에 흘러간 이들을 다시 제도권으로 불러 모으고 강원랜드의 카지노를 건강한 레저 문화로 정착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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