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4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팔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어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24년 연초 529억원에서 연말에는 32억원에 그쳤다. 해외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여금을 빌려주거나 자본적지출(CAPEX) 투자를 확대하면서 현금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 중간배당을 단행한 점도 주효한 이슈다.

7일 hy(옛 한국야쿠르트)그룹에 따르면 별도기준 팔도의 2024년 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29억원에서 같은해 12월 말 32억원으로 감소했다. 팔도는 hy(옛 한국야쿠르트)그룹의 사업형 지주사다. 산하에 hy(40.83%), KOYA(53.17%), 도시락루스(99%), 덕기식품상해(100%), 팔도테크팩(100%) 등을 거느리는 구조다.

◇영업이익 46% 급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전환

현금성자산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우선적으로 ‘실적 악화’를 꼽을 수 있다. 2024년 별도기준 팔도의 매출액은 5279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46.6%나 줄었다. 2024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2억원으로 전년(551억원)대비 순유출로 전환됐한 것도 일맥상통한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18억원)과 비교해 마이너스 전환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기계장치 처분, 배당금수령 등을 포괄하는 현금유입액과 CAPEX 투자 등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의 합이다. 지주사로서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팔도 비나(Paldo VINA Co.,Ltd)를 대상으로 196억원 운영자금을 빌려주면서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CAPEX 투자로 꼽히는 건설중인자산취득에 133억원을 투입한 것도 눈여겨 볼 요소다. CAPEX는 현금흐름표상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기준이다. 2023년에는 62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늘렸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306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단기차입금 증가로 136억원이 유입됐지만 작년 한해 배당금 지급으로만 441억원이 빠져나갔다. 2023년도 결산배당금(51억원)과 2024년도 중간배당액(390억원)의 총합이다.

◇배당총액 2022년부터 '훌쩍', 해외 자회사 덕 톡톡히 누려

팔도의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비교적 우상향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포함한 배당총액은 2021년까지만 해도 100억원을 밑돌다가 2022년 111억원, 2023년 215억원, 2024년에는 441억원으로 늘어났다. 2012년 팔도가 지주사로 출범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배당성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2018년 8.8%, 2020년 13.1%, 2021년 17%를 기록했다. 그러다 2023년을 기점으로 16.7%로 높아지더니 2024년에는 43%를 기록했다. 배당총액 절댓값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2024년 순이익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크게 뛰어올랐다.


특히 2024년에는 중간배당액이 390억원으로 연간배당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중간배당액이 300억원을 넘어선 것도 최초다.

팔도 측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한 것을 고려해 중간배당이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반면 결산배당은 2023년과 동일한 규모로 증액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에서 ‘도시락’이 국민라면으로 등극할 만큼 인기가 높아지면서 성과를 낸 게 주효했다. 러시아법인 도시락루스는 2022년 팔도에 130억원, 2023년에는 285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팔도 관계자는 “작년에 내수 분위기가 좋지 않은 데다 원가 압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면서 “중간배당은 러시아 등 해외사업 호조로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그에 맞춰 단행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