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BBQ vs bhc]매장 수 1위 BBQ, 매출 1위 bhc③[수익성]2016년 이후 매출액 격차 벌어져, 영업이익 개선은 '공통과제'
서지민 기자공개 2024-02-15 09:19:1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수익구조는 가맹금과 상품공급 수수료 두 축으로 이뤄진다. 가맹점주가 처음 매장을 열 때 브랜드 사용료와 교육비, 인테리어 비용 등을 받고 영업을 시작한 후에는 가맹점을 운영하기 위해 공급받는 원재료와 상품, 서비스 등에 마진을 붙여 로열티를 대신한다.한때는 신규 가맹점을 꾸준히 모집하는 것 만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배달 수요는 사그라들었다.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BBQ와 bhc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BBQ 3년간 평균 매출 성장률 20%, bhc는 교촌 제치고 업계 1위로
프랜차이즈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 지표는 매장 수다. BBQ는 10년 넘게 국내 치킨 브랜드 중 점포 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BBQ는 2111개, bhc는 199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hc는 공격적인 점포 확장으로 BBQ와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두 브랜드의 매장 수 차이는 2018년 179개에서 5년 만에 114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2022년 매장 증가 수는 bhc(218개)가 BBQ(72개)에 비해 세 배 가량 많았다.
매출에 있어서는 bhc가 압도적인 선두다. bhc는 2016년 약 120억원 차이로 BBQ를 앞질렀고 2022년 별도 기준 507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제쳤다. BBQ는 코로나19 발발 후 3년동안 평균 20%에 이르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bhc와 매출 격차는 900억원 가까이 벌어진 상태다.

bhc가 BBQ보다 적은 매장 수에도 불구하고 매출 규모를 크게 늘린 배경에는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추구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가맹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지 않고 매장 리로케이션, 신메뉴 개발 등을 통해 각 점포의 경쟁력을 높여 매출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실제 2018년 양사의 점포당 평균 매출액을 살펴보면 BBQ는 약 4억원, bhc는 3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2022년 BBQ 가맹점의 점포당 매출액은 4억3200만원으로 2018년 대비 8%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bhc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5억9700만원으로 4년 사이 2억원 넘게 뛰어올랐다.
BBQ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증가한 배달·포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규모 배달전문매장 ‘BSK(BBQ SMART KITCHEN)’를 도입했다. 내부 식사 공간을 없애고 매장을 무인화해 초기 투자 비용을 기존 가맹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1년만에 300개 매장을 오픈했다.
이러한 출점 전략은 소자본으로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수익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주류 등 부가 매출을 올리기 힘들어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올해 엔데믹을 맞아 모임이 늘어난 외식 환경에 맞춰 출점 전략을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소형 매장을 대형 매장으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핵심 상권 위주에 ‘BBQ빌리지’ 등 카페형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육계·운반비 등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 '가격인상·원가절감' 효과 기대
bhc와 BBQ는 2022년 들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저하하는 위기를 맞았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곡물가, 물류 운송비 등 원재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업이익에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2022년 bhc 매출이 전년대비 6.37% 증가하는 동안 매출원가는 13.8%, 판관비는 9% 뛰어올랐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2021년 1538억원에서 2022년 1418억원으로 12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BBQ의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각각 17.1%, 19.2% 증가했다. 그 결과 BBQ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5.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08억원에서 641억원으로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까지도 원가 부담은 지속됐다. 치킨 업종 특성상 원재료에서 닭고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가 주로 사용하는 9-10호 닭의 1kg 당 가격은 2020년부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다가 지난해 상반기 말 정점을 찍었다.

양사가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가격 인상이다. bhc는 2021년 12월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뿌링클 등 주요 메뉴 가격을 2000원에서 3000원씩 올렸다. BBQ는 2022년 5월 평균 10.1%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가 절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bhc는 지난해 5월부터 순살 치킨 제품의 원료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대체했다. BBQ는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올리브유 대신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섞어 쓰도록 레시피를 변경했다.
업계는 최근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는 추세고 지난 2년간 단행한 가격 인상이나 원가 절감 등 전략이 점차 효과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bhc와 BBQ의 수익성 부담 역시 완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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