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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최대주주 청약률 15% 예고한 다원시스, 지분율 희석 우려②유증 참여 소극적 분위기, 잔여 메자닌 물량 부담

양귀남 기자공개 2024-02-16 08:19:48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원시스는 고속철도차량 개발을 위해 447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조달에 최대주주는 참여가능물량의 15% 수준 참여를 예고해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한 편이다. 그간 수차례 대규모 유상증자에 소극적으로 참여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4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정발행가는 1만 1480원으로 납입일은 오는 4월 30일이다.

다원시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고속철도차량 개발비와 원재료 구매대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고속철도차량 개발비에는 220억원, 원재료 구매대금에는 227억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다원시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오는 2029년까지 약 8조원 이상의 고속철도 교체수요를 예상했다. 올해 중으로 시속 260km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는 고속철도차량을 개발해 고속철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이어 668억원, 6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에 이어 또다시 400억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하자 투심은 위축됐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인 지난 8일에는 다원시스 주가가 전일 대비 10.57% 하락했다.

다원시스가 계획한 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져야 한다.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발행가액이 낮아지며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다원시스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주주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청약률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다원시스의 최대주주는 박선순 대표로 창업주다.

최대주주인 박선순 대표는 발행 예정 신주 390만주 중 15.01%인 58만 5390주 청약이 가능하다. 다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박 대표는 청약가능물량의 최대 15% 한도 내에서의 청약 참여를 예고했다. 약 8만 8000주 내외의 물량이다.


박 대표가 유상증자에 15% 참여할 경우 증자 후 지분율은 13.71%로 하락한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전부 합산해도 15.47%가 된다.

다원시스는 증권신고서에서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로 인한 경영권 변경 위험성은 사업 방향의 변동과 경영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설립 이후 박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어 경영권 이슈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지배력은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약화됐다.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으로 신주가 대규모로 상장되는 한편, 박 대표 소극적인 유상증자 참여도 지분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다원시스는 지난 2015년부터 세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총 1851억원을 조달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발행하면서 잠재물량을 쌓았다. 다원시스의 주식수는 급증하며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2000만주가 신규로 상장됐다.

박 대표는 지난 2015년 유상증자에서 50% 청약 참여를 보인 이후 2021년과 2022년 유상증자에서는 20% 내외의 참여율을 보였다. 저조한 참여율로 박대표의 지분율은 유상증자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상장 초기 40%대였던 지분율은 현재 15%대까지 낮아진 상태다.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대규모 메자닌 물량이 남아있어 추가적인 지배력 약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발행한 80억원 규모의 CB는 당장이라도 시장에 출회될 수 있고, 지난해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BW는 오는 28일 권리행사기간이 도래할 예정이다.

지배력 방어를 위한 안전판은 마련돼 있다. CB와 BW에는 각각 16.92%(13억 5000만원), 20%(50억원)의 콜옵션이 붙어있어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지배력 방어가 일부 가능할 전망이다.

더벨은 지배력 약화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다원시스에 연락을 취했고, 질의서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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