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농협금융, 비이자 선전했지만…4위 탈환 아쉽게 무산농협지원사업비 제외시, 우리금융보다 높아…계열사 편차 해소 '과제'
이기욱 기자공개 2024-02-20 12:48: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8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그룹이 간발의 차이로 금융그룹 4위 자리를 놓쳤다. 상대적 약점으로 평가받던 비이자이익 부문이 선전하며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은 면했지만 선제적 충당금 전입, 농업지원사업비 등이 우리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핵심 계열사 외 기타 계열사들의 실적 회복이 올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2023년 순이익 1조5167억…비이자이익 두 배 이상 증가
농협금융지주가 16일 발표한 '2023년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해 총 2조23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불안정 속에서도 전년(2조2309억원)과 비슷한 규모 순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을 제치고 순익 4위 자리를 탈환하는데는 아쉽게 실패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전년(3조1417억원) 대비 19.9% 줄었다. 농협금융과 우리금융 사이의 순이익 차이는 2824억원이다.
농협지원사업비가 발목을 잡았다. 농협지원사업비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농업인·농촌 지원사업에 사용된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농협지원사업비는 총 4927억원으로 전년(4505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유효세율 26.4% 등을 감안해 환산한 농협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은 2조5774억원으로 우리금융보다 607억원 많다.
선제적 충당금 전입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은 2조1018억원으로 전년(7820억원) 대비 16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은 8850억원에서 1조8810억원으로 112.4% 늘어났다.
영업 측면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보험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9조5559억원에서 8조5441억원으로 10.6%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 증가분이 이를 보완했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6859억원으로 전년(657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22년에는 우리금융(1조149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며 상대적 약점으로 평가 받았으나 올해에는 수익 방어의 핵심 역할을 했다.
세부적으로 수수료 이익이 1조4188억원에서 1조6422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증권업 수수료가 9879억원(61.16%)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신탁(2138억원), 대행업무(109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도 4189억원에서 1조4478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연초 대비 상승한 주가가 유가증권 이익 확대의 주요 원인이 됐다.
◇은행·증권 핵심 계열사 역할 '톡톡'…NH저축, 적자 전환
지난해 농협금융은 계열사별로 실적 편차가 큰 모습을 보였다.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은 금융시장 불안정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 계열사는 외부 악재에 큰 타격을 받았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7805억원으로 전년(1조7182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6조9383억원에서 7조7616억원으로 11.9% 늘어났고 수수료이익도 7083억원에서 7480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원화대출금이 269조2281억원에서 276조7598억원으로 2.8% 늘어나는 등 본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선전도 눈에 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전년(3034억원) 대비 83.4% 늘어난 556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분율(53.87%)을 감안한 순이익은 2997억원으로 전년(1583억원)보다 14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반면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 NH농협생명 등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 2022년 268억원 순이익을 거뒀던 NH저축은행은 지난해 562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NH캐피탈의 순이익은 1031억원에서 855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의 순익도 2170억원에서 1817억원으로 16.3% 줄어들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 불확실한 경영여건에 대비해 촘촘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실시할 것"이라며 "내부통제·소비자보호를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확립하는 한편 농협금융 본연의 역할인 농업·농촌 지원과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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