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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물량 폭탄 앞둔 에이피알, '기초 체력' 자신감상장 두 달째 유통 가능 물량 60%, 장기적 무상증자 고려도

홍다원 기자공개 2024-03-14 08:14:2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5: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연초부터 공모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에이피알 상장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공모 시작부터 기대감이 엄청났던 만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현재 주가가 공모가인 25만원을 웃도는 가격이지만 주주들이 기대한 만큼의 주가 상승이 이뤄지지는 않은 모양새입니다.

에이피알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7일 오후 2시 2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93%(1만7000원) 하락한 2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날 28만원대에 마감했지만 다시 하락 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시초가 44만5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시초가 대비 28% 하락한 31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현재 종가 기준으로 상장 첫날 가격인 31만원을 넘기지 못한 상황입니다.

◇Industry & Event

에이피알은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입니다. 홈 뷰티 디바이스와 함께 화장품을 판매하고 제조하고 있습니다. 실적 성장세와 높은 영업이익률을 무기로 투자자들을 설득했는데요. 2018년 마이너스(-) 5.8%였던 영업이익률은 2019년 4.5%, 2020년 6.6%, 2021년 5.5%에서 지난해 9.9%까지 올랐습니다.

실제 지난달 29일 호실적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38억원, 1042억원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31.7%, 영업이익은 165.6% 증가한 수치입니다.


마련한 공모 자금은 바로 생산 시설에 투자했는데요. 에이피알은 미용기기를 개발하는 자회사 에이피알팩토리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홈 뷰티 디바이스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와 호실적이 주가 상승까지 이어지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상장 직후 수급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상장 첫날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기관 투자자들은 물론 장외 시장에서부터 낮은 가격에 주식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상장 이후 지금까지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2666억원, 156억원 각각 순매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539억원 순매도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공모가 자체를 희망 범위(14만7000원~20만원) 최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에이피알이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른 100만원까지 기록할 수 있었던 만큼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습니다.

향후 연달아 보호 예수 물량이 풀릴 예정인 점도 변수입니다. 에이피알이 공모한 주식 자체가 적은데 유통 가능한 물량이 많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물량은 36.85% 정도지만 오는 4월까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약 60% 수준입니다. 오는 3월 27일까지는 11.53%, 상장 두 달 후인 4월까지는 11.68%의 물량이 시장에 연달아 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상장 이후 단기 주가는 수급 변동성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상장 이후 에이피알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현재 상상인증권 1곳입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리스크 요인으로 "2개월 후 보호예수 출회되는 물량은 23% 수준으로 단기 주가는 수급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중장기적 흐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에이피알이 해외 시장을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은 에이피알 목표 주가를 44만원으로 제시했는데요. 현재 주가가 30만원대를 밑도는 만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입니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2023년 100만대의 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해 약 22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올해는 두 배에 해당하는 200만대의 판매가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56%의 영업이익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용기기와 화장품 종목은 피어그룹 평균 PER 10배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피어그룹별로 히트 제품, 해외 진출 등에 비롯해 고성장했던 구간은 PER 2~30배 이상까지 리레이팅된 바 있기 때문에 가격 매력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에이피알의 키맨은 신재하 부사장입니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것은 물론 주요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경영전략본부장으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에이피알 설립 2년차인 2016년부터 합류한 초창기 멤버입니다.

신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교육학과를 복수전공한 후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글로벌 사모펀드 헤드랜드캐피털(현 HSBC PE), 영실업 등을 거쳤습니다.

재무와 경영을 동시에 아우르면서 에이피알의 초기 투자 유치부터 IPO(기업공개)까지 성장 과정을 이끌어 왔습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에게 에이피알의 경쟁력을 전달하는 PT를 직접 담당했습니다.

더벨은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신재하 부사장과 직접 통화해 에이피알의 향후 전략과 주가 흐름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IPO 간담회에서부터 꾸준히 에이피알의 실적과 현금창출능력을 강조해 왔는데요.

휴대 전화 너머 목소리에서부터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신 부사장은 "투자자들이 상장 전부터 관심을 가져 준 것에 비해 현재 주가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단기 수급 영향이 큰 상황으로 에이피알이 시장에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에이피알은 수주 계약 등 미래 실적이 바탕이 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D2C·Direct to Consumer)하는 기업으로 실적이 탄력받는 정도가 눈에 잘 드러난다"며 "오는 2분기부터 평택 제2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현재 미국 시장에서도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주주가치제고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무상증자 계획을 논의할 수 있지만 당장의 무상증자 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신 부사장은 "무상증자는 대개 현재 주식이 너무 무거울 때 진행하는데 아직 에이피알 주식은 상승 여력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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