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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레코드 쌓는 하나증권, 인수단부터 '공략' 인수실적 9위 기록, 롯데·GS그룹 계열사 주관사 확보 쾌거

김슬기 기자공개 2024-04-12 10:27:2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올해 대대적으로 전통 투자은행(IB) 파트를 키운다고 공언하고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6조원에 육박하는 하나증권은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에서도 특히 부채자본시장(DCM) 장악력, 즉 커버리지 영업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나증권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채 인수를 통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인수 실적을 끌어올려 향후 대표 주관사 지위까지 받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표 주관실적 역시 이미 전년도 실적을 뛰어넘는 등 가시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영업에 있어서 하나은행의 RM(Relationship Manager) 조직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 후문이다.

◇ 하나증권 인수실적 9위, 키움증권과 접전

9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 일반회사채(SB) 인수실적 1조3925억원을 기록했다. 순위는 9위이며 전체 점유율은 3.93%다. 총 47개 발행사 채권을 인수했다. 8위인 키움증권(1조4075억원, 3.97%)과 접전을 벌이고 있고 10위인 대신증권(1조700억원, 3.02%)과는 3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연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시작으로 국내 대표 발행그룹들의 인수에 참여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인수물량이 1800억원으로 가장 컸고 GS그룹 1475억원, NH농협금융 1200억원, 롯데그룹 1045억원, SK 920억원, 한화 850억원, 현대자동차그룹 850억원, KB금융 700억원, 한국투자금융·삼성그룹 600억원씩 인수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연간 단위로도 SB 인수실적 9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SB 인수실적은 2조675억원으로 9위였고 총 73건의 채권을 인수했다. 점유율은 3.28%였다. 2022년 인수실적은 1조6320억원으로 12위였다. 총 48건의 채권을 인수했고 시장점유율은 3.21%로 집계됐다. 수 년간 인수실적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증권의 변화는 내부 기조 자체가 바뀐데에 있다. 그간 하나증권이 자본을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나 대체투자 쪽에 집중해왔다면 사업 포트폴리오 체질개선을 위해 전통IB 영역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수년간 꾸준히 실적을 낸 ECM본부에 비해 기업금융의 존재감이 약했던만큼 이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올해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 파트를 확대하는 등 움직임이 빨라졌다. IB1부문 내 기업금융본부를 두고 내부에 기업금융1~3실을 가져가는 구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본부가 아닌 하나의 실로만 운영이 됐었다. 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커버리지 파트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김현호 상무를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달라진 변화였다.

◇ 주관실적 18→11위까지 상승…올해 두번 연속 롯데쇼핑 주관사단 포함

인수실적이 10위권 안에 안착하면서 주관 실적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증권은 현재까지 SB 대표 주관실적 2219억원을 쌓았다. 전체 증권사 중 11위다. 올해는 롯데쇼핑(1월), 현대건설, GS에너지, 현대백화점, GS파워 등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아직 실적 집계가 되지 않은 롯데쇼핑(4월)과 삼양식품 등도 대표 주관사로 활약했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연간 주관실적은 713억원으로 전체 18위였다. 지난해에는 롯데건설, 현대건설 외에는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에는 큰 폭의 성장을 한 것이다. 또한 아직 2024년이 3개월 정도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RM을 통한 연계영업도 활발하다는 평이다.

통상 기업금융의 기본이 되는 회사채 주관사단에 포함되려면 인수단에 포함되는 것도 중요하다. 바로 주관사단으로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인수단에서 세일즈 능력을 보여주거나 영업에 기여를 하게 되면 이를 발행사에서 보고 향후 주관사단으로 합류시킬 가능성도 크다. 수 년간 관계가 쌓이면 주관사로 이어지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 모두 주관사에 포함된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그룹 인수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는 하나증권이 롯데그룹 채권인수를 하지 못했었으나 2023년에는 롯데쇼핑을 비롯,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칠성음료, 롯데렌탈 등 인수단에 들어갔었다. 올해에는 롯데하이마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물산 등의 인수에도 추가로 참여했다.

GS그룹 역시 2020년부터 인수단으로 합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20년 GS EPS, GS에너지 등 채권 인수에 참여했고 2021~2022년 GS파워, 2023년 GS파워,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인수단으로 들어갔다. 2020년 GS그룹 인수물량은 310억원, 2021년 100억원, 2022년 50억원, 2023년 550억원, 2024년 1475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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