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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은 지금]반백년 히스토리, 브랜드파워 재정립 '원년'②박이라 사장 직접 유튜브 개설 후 홍보맨 자처. 20·30 잡기 ‘총력’

변세영 기자공개 2024-04-16 07:29:42

[편집자주]

1974년 출범한 토종 패션기업 세정그룹은 남성복 인디안을 시작으로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등이 히트치면서 최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2010년대부터 신규 패션브랜드가 대거 등장하면서 실적이 장기간 하락세를 걸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세정은 신규 브랜드를 안착시키고 브랜딩 재정립을 통해 제2막을 열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더벨은 세정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지배구조 및 재무상태, 향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4년 동춘 섬유공업사로부터 시작한 세정그룹은 장수 패션기업 중 하나다. 국내 1세대 패션을 선도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2010년대를 기점으로 새로운 브랜드들이 대거 출몰하면서 장기간 부침을 경험했다.

파동을 지나온 세정그룹은 백년대계를 구축하기 위한 변화의 기로에 마주 섰다. 주요 패션라인 브랜딩을 강화하고, 신규 론칭한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켜 소비자 유입을 늘리겠다는 포부다.

◇WMC·더레이블 시장 안착, 디디에 두보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올해 세정은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에 대응해 상품 및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해 브랜드 자생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웰메이드 등 기존 대표 사업부문 외에도 신규브랜드를 안착시키는 작업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WMC가 대표적이다. 세정그룹은 2020년 기존 웰메이드컴 브랜드 네이밍을 ‘WMC’로 바꾸고 대대적 리뉴얼을 통해 사내벤처 형태로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다. 사내벤처 특성에 맞춰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표 직속 보고체계 등을 확립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젊은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F/W 시즌에 새롭게 선보인 남성 라이프 캐주얼 '더레이블'도 본격 인지도 확대에 나선다. 이를 위해 주 고객층과 비슷한 연령대인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직원을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신규 남성 브랜드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미지를 강화하는 디디에 두보

효자 브랜드 올리비아로렌도 점프업에 나선다. 유통망 재정비를 통해 매장당 평균 매출액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위치 등을 고려해 매장별 특성에 맞는 고객 프로모션을 실행하고 여러 기업과 콜라보를 전개하며 고객 확대에 주력한다. 온라인에서는 자사몰인 ‘세정몰’을 필두로 외부몰 입점을 늘려 유통채널도 다변화한다.

디디에 두보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작업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 2013년 론칭한 디디에 두보는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을 시작으로 국내 주얼리 브랜드 중 유일하게 대한항공 기내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채널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이아몬드 대체로 주목받는 '모이사나이트'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친환경 주얼리’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를 공략한 것이다. 올해는 VIP 고객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너2세 박이라 사장, 기획부터 홍보까지 ‘리딩 총대’

세정그룹의 총수는 창업주인 박순호 회장이다. 다만 박 회장이 1946년 생으로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인 만큼 박이라 사장의 역할이 매년 커지고 있다. 박 회장은 슬하에 세 명의 딸을 뒀는데 삼녀 박이라 사장이 그룹의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장녀 박민주 씨는 ㈜세정 마케팅 담당 임원이다. 한때 등기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사내이사에서 내려왔다. 차녀는 수녀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1978년생인 박 사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세정에 입사해 다양한 실무를 경험했다. 지난 2019년 사장에 오르면서 사실상 2세 승계 열쇠를 확실하게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이라 사장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세정은 지난 2021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후 올해 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김송우 전략기획실장, 이주형 재무관리실장 각자대표 체제로 돌입했다. 두 사람은 박 사장과 오래전부터 합을 맞춰온 인물인 만큼 원활한 가업승계를 서포트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경규 부사장도 오너십을 지탱하는 핵심 인물 중 하나다. 2023년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경규 글로벌사업부장(겸 전략기획실 담당)은 박 사장의 남편이다.

현재 박 사장은 ㈜세정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총괄디렉터로서 브랜드 콘셉트 고안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외부 활동도 적극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조용한’ 경영자 스타일로 언론 인터뷰나 공식적인 외부 활동을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그룹 50주년과 맞물려 기조가 다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스로 개인 유튜브 채널인 ‘이라위크’를 오픈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패션회사 CEO로서 자신의 평소 패션 팁을 공유하는가 하면 디디에 두보 등 자사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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