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지금]삼형제, 현실적인 경영 분담 방안은②인적분할 현실화 가능성 낮아…SK그룹이나 두산그룹 모델 따를 수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4-18 07:26:07
[편집자주]
한동안 조용했던 한화그룹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2022년 8월 이후 두 번째 대규모 사업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5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등판했다. 두 아들이 담당하는 계열사를 일주일 간격으로 방문하며 힘을 실어줬다. 우연의 일치일까. 김 회장의 행보 자체가 대외적 메시지이자 시그널이다. 사업 전열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세 아들의 사업 영역이 더 명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벨이 이번 한화그룹 사업재편의 함의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일련의 사업재편이 보여주는 건 명확하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삼형제의 역할 분담이 한층 뚜렷해졌다.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과 화학 등 그룹의 주력 사업을 맡고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건설과 유통, 기계 사업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일찌감치 따로 떨어져 금융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단 ㈜한화 아래 각 계열사들을 모아놨는데 이걸 어떻게 나눠서 '갖느냐'는 다른 문제다. 경영에 참여한다고 해서 해당 회사들이 온전히 소유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영은 하지만 소유하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계열사별로 나누자면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을 담당한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을 맡고 있으며 김동선 부사장은 기계와 유통, 레저 계열사를 담당한다. 회사로는 한화갤러리아, 한화로보틱스 등이 있다.
대부분 회사는 ㈜한화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복잡했던 지배구조를 비교적 간소하게 정리했다.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가 ㈜한화 자회사로 편입됐고 조만간 한화모멘텀과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역시 추가될 예정이다.

삼형제가 회사를 나눠가질 방법으로는 인적분할을 통한 계열분리가 있다. ㈜한화를 인적분할해 다른 지주사를 세운 뒤 여기에 자회사 지분을 넘기는 방식이다. 구본준 회장이 LX그룹을 세울 당시 이같은 방식으로 LG그룹에서 독립했고, 최근에는 효성그룹이 계열분리를 위해 이 방식을 선택했다.
다만 이 경우 기존 지주사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유리한데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지분율은 2%대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삼형제의 ㈜한화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이는 비상장사를 이용한 승계라는 점에서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승계와 관련해 조금의 오점도 남기고 싶지 않은 한화그룹에겐 사용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계열분리에 따른 실익도 거의 없다. 계열분리를 선택한 다른 그룹들도 불가피하게 그룹을 나눴을 뿐이지 자신이 만들고 일군 그룹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김승연 회장 역시 과거 부정적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SK그룹이나 두산그룹의 사례를 따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남이 그룹 회장을 맡고 동생이나 다른 친족들은 각각의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를 직접 이끄는 방식이다.
SK그룹의 경우 그룹 회장이자 지주사의 대표이사는 최태원 회장이 맡고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를 통해 독자적으로 그룹을 이끌면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역시 맡고 있다.
두산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그룹은 꾸준히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던 곳이지만 박정원 회장 체제가 길어지면서 어느덧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사실상 장자 승계로 원칙을 세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정원 회장이 지주사 ㈜두산의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동생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2대 주주에 올라있다. 박지원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 역할도 하고 있지만 두산에너빌리티에선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그룹으로 바꿔말하면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회장에 오르고 동생들은 ㈜한화 지분을 어느 정도 보유한 채 그 아래 자회사들을 직접 경영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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