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코스메틱 리뉴얼]2년새 시총 1400억 줄어든 바른손, 신사업 안착 '언제쯤'시각특수효과 사업, 매출 답보상태…영업권 손상 재무 부담
이우찬 기자공개 2024-05-14 09:15:33
[편집자주]
중소 화장품 업체가 불황의 늪에서 몸부림 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을 준비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 코스메틱 섹터를 중심으로 화장품 기업의 분투기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른손은 2022년 VFX(시각특수효과)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화장품 유통 일변도에서 탈피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으나 2년 이상 흐른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시행착오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VFX사업은 매출 100억원에서 답보상태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1985년 '바른손팬시'로 시작한 바른손은 문구업이 모태였다. 1994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그해 6월 바른손카드와 바른손팬시 합병으로 상호가 바른손으로 변경됐다. 2005년 영화사업부를 출범했고 2009년 외식사업에도 진출했다. 2020년 졸스를 합병해 영위하게 된 화장품 사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 유통사업 위주에서 2022년 VFX 신사업이 더해진 셈이다. 화장품·영화·VFX·외식기타 등 네개 부문의 사업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바른손의 최대주주는 바른손이앤에이로 지분율 29.9%를 차지하고 있다.
VFX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22년 1월이다. VFX 제작 전문기업 투썬디지털아이디어를 합병하며 신사업에 진출했다. 그해 3월 정관에 컴퓨터그래픽 영상제작업을 추가했다.
바른손 측은 합병 당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주요 사업은 화장품 유통업이지만 향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VFX사업은 바른손의 외형 확장에 기여했다. 2021년 356억원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587억원, 지난해 615억원으로 증가했다. VFX사업에서 연간 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덕분이다. VFX사업이 연결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신사업 진출 당시에만 반짝하다가 이후 오히려 줄었다. 지난 8일 종가(1481원) 기준 바른손의 시총은 524억원이다. 2022년 첫 거래일이었던 1월 3일 시총은 1989억원이었다. 투썬디지털아이디어 합병기일이었던 그해 1월 27일 시총은 1454억원이었다. 2022년 1월 최고 몸값 대비 1400억원 가량 줄어든 셈이다.
바른손 관계자는 "주가가 내려가는 이유는 당기순이익이 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 같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VFX사업 실적도 정체돼 있다. 2022년 VFX사업 매출은 102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104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1억원이었다. 외형은 제자리걸음이었고 손실을 축소하지 못했다.
투썬디지털아이디어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 손상차손이 당기순손실 요인이 되고 있다. 바른손은 투썬디지털아이디어를 합병하기 위해 2022년 1월27일 바른손 주식 종가(4635원) 기준 374만3516주의 신주를 발행했다. 이전대가는 총 174억원이었다. 당시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투썬디지털아이의 순자산 가치는 28억원이었다. 이전대가 174억원에서 순자산가치 28억원을 뺀 146억원이 영업권으로 계상됐다.
무형자산인 영업권은 매년 손상검사가 진행된다. 지난해 말 영업권 잔액은 손상차손을 거쳐 42억원으로 축소됐다. 투썬디지털아이디어를 흡수합병한 이후 예상만큼 실적을 내지 못해 영업권을 조정했다는 의미다.
바른손 관계자는 "VFX사업부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합병 과정에서 조직 개편에 따른 비용 발생, 유휴 인건비가 들어가며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바른손은 기존 영위하던 영화 제작·투자업 쪽에서 쌓은 역량을 앞세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VFX 이외에 신규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투썬디지털아이디어 합병에 앞서 2021년 6월에는 블록체인 암호자산 매매·유통, 전자지급결제, 전자상거래 유통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른손 관계자는 "영화사업에서 구축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VFX 포트폴리오 수주 확대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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