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쏘스뮤직 지분과 이사회 '다 잡았다'⑦이사회 과반이 하이브 측 인사, 소성진 창업자와 역할 분담
이지혜 기자공개 2024-05-16 11:16:26
[편집자주]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에 이상징후가 감지됐다.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영권 탈취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가 멀티 레이블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멀티 레이블 체제가 하이브의 본원적 경쟁력과 직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작지 않다.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된 배경이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에게 있어서 쏘스뮤직은 상징성이 크다. 하이브가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레이블로서 인수한 첫 엔터테인먼트기업이다. 또 보이그룹에 강점을 보이던 하이브가 걸그룹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은 레이블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쏘스뮤직은 하이브 첫 걸그룹인 르세라핌을 배출했다.하이브가 쏘스뮤직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이브는 쏘스뮤직 지분을 80% 확보했을 뿐 아니라 이사회까지 장악했다. 쏘스뮤직을 세운 소성진 창업자는 경영보다는 아티스트 관리 쪽에 힘쓰고 있다. 쏘스뮤직에서 어도어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지분은 '기본', 이사회까지 잡았다…창업자 역할 '축소'
13일 쏘스뮤직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 3명 가운데 2명이 하이브 측 인사로 구성됐다. 현재 쏘스뮤직의 대표이사는 김주영 대표다. 김 대표는 엔터업계와 무관한 분야에서 경력을 시작해 2022년경 쏘스뮤직 등 하이브에 합류한 경영기획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쏘스뮤직 대표에 오른 건 지난해 3월이다.
하이브의 이경준 CFO도 쏘스뮤직 사내이사에 등재되어 있다. 그는 2022년부터 쏘스뮤직의 사내이사로서 경영자문을 맡았다.
나머지 이사회 구성원인 소성진 창업자는 대표가 아닌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소 창업자는 2009년 쏘스뮤직을 설립했지만 2022년 9월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쏘스뮤직이 하이브에 인수된 지 3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현재 쏘스뮤직의 이사회가 감사도 없이 3명으로만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하이브가 쏘스뮤직의 이사회를 장악, 강력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 창업자는 엔터업계에서 잔뼈 굵은 인물로 전문성이 풍부한 만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쪽에 주력하고 재무정책 등 경영은 김주영 대표와 이 CFO가 이끄는 구조”라며 “각자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주력하며 경영효율성을 제고했다”고 말했다.
엔터업계의 생리를 꿰고 있는 인물인 만큼 아티스트 관리를 소 창업자가 맡고 경영 관련 실무는 하이브 인사가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 창업자의 쏘스뮤직 내 공식직함은 ‘마스터 프로페셔널’이다. 소 창업자는 2000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보아와 신화,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아티스트의 매니저를 지내고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매니저 실장 등을 거쳐 쏘스뮤직을 세웠다.
소 창업자가 주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호흡을 맞추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 의장은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함께 르세라핌의 총괄 프로듀서도 맡고 있다. 방 의장은 직접 르세라핌과 함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릴 만큼 르세라핌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단 이사회뿐 아니다. 하이브는 쏘스뮤직 주식을 16만 주 보유, 80%의 지분을 들고 있다. 하이브가 쏘스뮤직 지분을 이 정도 보유한 건 2019년 8월 5일 경영권을 취득할 때부터다. 당시 하이브는 소성진 창업자에게 지분 20%를 넘기고 쏘스뮤직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취득했다.
◇하이브 첫 걸그룹 '르세라핌' 보유, 어도어 사태 재발 가능성 낮아
하이브가 쏘스뮤직의 지분은 물론 이사회에 대한 지배력까지 챙기는 것은 그만큼 쏘스뮤직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쏘스뮤직이 하이브가 인수한 첫 엔터사라는 점에서 그렇다.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였던 하이브는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쏘스뮤직 경영권 지분을 128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2018년 말 기준 하이브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99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쏘스뮤직에 들인 돈은 상당히 비중이 크다.
하이브는 당시 “‘여자친구’라는 여자 아이돌 그룹을 성공적으로 육성한 쏘스뮤직의 지분을 인수, 연결대상에 편입해 기존 남자 아이돌 비중이 높았던 당사의 아티스트 성별을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쏘스뮤직이 보유하고 있던 IP 여자친구와는 2021년 5월을 끝으로 전속계약을 종료했지만 쏘스뮤직의 위상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세라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쏘스뮤직은 지난해 르세라핌 단일 IP로 매출 611억원, 순이익 122억원을 냈다.
BTS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이나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뉴진스의 어도어에 이어 전체 레이블 가운데 4위에 해당한다. 하이브가 국내에 둔 레이블은 모두 6곳이다.
하이브가 쏘스뮤직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어도어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배구조는 물론 아티스트와 음악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방 의장 등 하이브가 깊이 관여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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