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윤영섭 카리스바이오 대표 "의사로 느낀 한계, iPSC-EC 도전으로""말초동맥질환 신약 임상 개시, 수익모델 다각화"
한태희 기자공개 2024-05-23 09:44:0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간엽줄기세포(MSC) 중심이던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3세대 줄기세포인 iPSC는 체세포를 활용해 윤리적 부담이 적고 다양한 종류 세포로 분화 가능하며 무한 증식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관련 치료제 임상에 진입하는 국내 기업도 속속히 나타나고 있다. 카리스바이오는 최근 iPSC-EC 기반 말초동맥질환 임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더벨은 윤영섭 카리스바이오 대표(사진)를 만나 심혈관치료제 개발 및 사업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창업은 R&D 지속 위한 수단, 전문인력 '맨파워' 강점"
2020년 8월 창업한 카리스바이오는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내피세포(iPSC-EC) 생산 기술 기반 심혈관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카리스바이오를 이끄는 윤 대표는 심장내과전문의로 환자를 치료하며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갖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말초동맥질환 타깃 심혈관질환 신약이다.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한 iPSC 기반 심혈관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심혈관 중재술은 스탠트 삽입이나 풍선확장술을 통해 막힌 심장혈관을 빠르게 뚫어주는 내과계 중증질환 시술이다.
그는 "환자가 혈관이 막히면 풍선으로 넓히거나 관상 동맥에 스탠트를 넣는 시술을 하는데 이런 환자 중 10%가 기존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심하게는 심장을 이식해야 하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도 이른다"고 말했다.
기존 치료법 적용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제시된 대안은 세포치료제나 재생의료를 이용한 신혈관 생성 치료다. 카리스바이오는 이 중 iPSC-EC 기반 기술을 활용한 중증하지허혈 환자 대상 치료제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는 "iPSC는 그 자체를 연구하는 그룹과 이를 분화해 치료제로 개발하는 그룹으로 나뉘는데 우린 후자"라며 "심장내과의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치료제의 필요성을 느꼈고 심장과 혈관에 쓸 수 있는 신약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2000년대부터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에 몸담은 그이지만 국내에서 iPSC 기초연구를 본격화한 건 2016년이다. 미국 에모리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그는 2015년 연세대 특임교수로 부임하며 귀국했다.
에모리대에서 박사후연구과정(포닥)을 밟던 이신영 CTO와 함께 2016년부터 보건복지부 과제를 수행했다. 5년간 국책과제 연구를 진행하며 기술력에 대한 확신을 가졌으나 기존 인프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비임상 진입을 앞두고 자금 조달을 통한 연구개발 지속을 위해 카리스바이오를 창업했다.
그는 "iPSC는 안전성검사, CMC 비롯한 비임상 시험 비용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훨씬 많이 든다"며 "회사 설립 후 연구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iPSC 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윤 대표는 이들과 차별화되는 카리스바이오의 강점으로 전문화된 '맨파워'를 꼽았다. 줄기세포 분야에 특화된 전문인력이 포진되어 있다는 의미다.
iPSC-EC는 사람 혈액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iPSC로 변환해 해당 iPSC를 혈관벽으로 구성하는 내피세포로 분화하는 기술이다. 그는 기존 1, 2세대 줄기세포와 달리 배양에 있어 숙련도가 필요해 iPSC를 오래 다뤄본 연구자에 의해 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를 비롯해 의사 출신으로는 김 송 임상개발 본부장이 있다. 김 본부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미약품, 노바티스 등 국내외 제약사와 컨설팅펌 맥킨지앤컴퍼니를 거쳤다. 이외에도 이신정 CTO, 배성호 미국법인 R&D 본부장, 김상성 R&D 본부장은 줄기세포 연구에만 십여 년 가까이 매진한 베테랑들이다.
윤 대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iPSC 기반 전문 인력으로 우리만한 업력을 가진 회사가 흔치 않다"며 "한국과 미국 지사를 포함해 약 35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2026년까지 글로벌 임상 진입, 인공혈액 등 수익모델도 준비
카리스바이오는 최근 국내 식약처로부터 iPSC 기반 말초동맥질환 타깃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iPSC 제제를 이용한 국내 최초 임상연구다. 내년 말 국내 1상을 완료하고 2026년 글로벌 2상 진입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본임상 진입에 맞춰 필요한 제반시설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미국 애틀란타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보스턴 CIC 사무소에 입주해 현지인력을 배치했다. 국내에는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GMP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그는 "GMP에서 제조된 iPSC 유래 혈관내피세포를 이용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이어 다음 달에는 미국 임상을 위한 Pre-IND를 FDA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체 보유 기술을 토대로 한 수익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세포치료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용역 사업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임상용 iPSC와 연구용 세포주 제작과 판매, 세포 및 오가노이드 활용 독성평가사업, 인공혈액 개발 등이 고려된다.
그는 "작년 7월 질병관리청에서 세포기반 인공혈액 기술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주 연구자는 아니지만 인공장기를 만들기 위해 혈관이 필요한데 혈관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세포를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카리스바이오의 설립 후 누적 투자액은 208억원이다. 2021년 시리즈 A로 103억원을 투자받고 2022년 시리즈 B로 90억원을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는 산업은행, 아주IB투자, 프리미어파트너스, 서울투자파트너스, 데브시스터즈벤처스가 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개발 중인 신약은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가 아닌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약물"이라며 "임상시험만 잘 되면 빅파마와 공동개발을 통해 삼성이나 셀트리온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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